학자금 대출도 맞춤형 시대 열린다…한국장학재단 7일 출범

학자금 대출도 맞춤형 시대 열린다…한국장학재단 7일 출범

기사승인 2009-05-04 1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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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서울 A대학교 사회과학부에 입학하면 등록금 360만원에 기숙사비와 식비, 기타 생활비를 합쳐 매 학기 59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학생은 부모님의 연소득이 2000만원으로 소득 2분위(무이자 대출 대상)에 해당돼 무이자 학자금 대출로 460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급 5000원짜리 아르바이트를 매주 10시간씩 하면 한 학기(16주)에 80만원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 민간 장학재단인 가·나·다 재단의 지원 조건을 충족하므로 가장 유리한 곳에 장학금을 신청하면 됩니다.”

전남 보성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생 박지영(19)양은 학자금 상담 기관 ‘학자금 SOS’에서 보내온 이메일 답신을 읽고 마음을 다잡았다. 퍽퍽한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던 찰나였다. 이메일 내용대로라면 민간재단의 지원을 못 받아도 부모가 한 달에 12∼13만원만 보태 주면 충분히 학교를 다닐 수 있다.

오는 7일 한국장학재단(이하 장학재단)이 출범하면 이런 맞춤형 장학 상담 사례는 올 2학기부터 현실이 된다는 게 교육과학기술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재원 조달 방식 다양화로 학자금 대출금리는 기존보다 연 1%포인트 이상 낮아지고, 현역 사병으로 입대한 학생에 대해서는 이자 납부 시기가 군 복무기간 동안 늦춰진다.

◇국가 장학사업 어떻게 달라지나=장학재단은 한국학술진흥재단과 한국과학재단,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각각 벌여온 국가 단위 장학 사업을 통합·운영하면서 민간 장학재단의 장학 정보를 함께 관리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장학 사업 전담 기구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학금 지원 및 학자금 대출 사업을 한 데 모으고 지원 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다. 미국 일본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는 이미 대학 장학 사업을 전담하는 독립기구가 운영되고 있다.

장학재단은 각종 장학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 신청이 시작되는 오는 7월 전에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 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학생은 장학재단 홈페이지(www.kosaf.or.kr)에 개설된 ‘학자금 SOS’ 사이트에 들어가 인적 사항만 집어넣으면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원하는 대학의 교육비와 자신에게 맞는 비용 마련 방법을 안내 받을 수 있다. 국가 장학 사업은 물론 기금 100억원 이상인 민간재단의 장학 사업에 대한 정보가 함께 제공된다.

교과부는 특히 상승 효과를 내기 위해 기금 규모가 7061억원으로 가장 큰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을 장학재단에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 측이 기부한 에버랜드 주식 10만6149주도 모두 팔아 기금으로 쓴다는 방침이어서 장학재단의 연간 운용기금은 현재 2조9000억원에서 3조7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민간 재단 편입은 그쪽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만큼 일방적으로 추진할 순 없지만 네트워킹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율 낮추고 수혜자 늘리고=지난달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한국장학재단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장학재단은 직접 채권을 발행해 학자금 지원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기존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은 은행 등을 거쳐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을 활용했기 때문에 해당 금융기관에 관리 수수료를 별도로 떼 줘야 했다. 또 기준금리에 별도의 가산금리가 붙는 구조여서 학자금 대출금리는 시중금리 변동에 따라 춤출 수밖에 없었다.

교과부는 새로운 재원 조달 방식이 대출금리를 지금보다 연 1∼1.5 % 포인트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장학재단이 출범해서 채권도 발행하고 자금도 지원 받으면 대출금리는 연 1.5%포인트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학기 학자금 대출금리가 7.3%이므로 2학기 대출금리는 6.3%나 5.8%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정부가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위해 쓰는 이자 지원 예산도 그만큼 절감돼 수혜자를 더 늘릴 수 있다. 교과부 추산 결과 소득 2분위까지 대출 예상액은 연 6000억원으로, 대출금리가 떨어지면 매년 60억∼90억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지원 기간이 5년일 경우 정부 예산은 최대 450억원까지 절감된다. 아울러 장학재단이 민간 기부금이나 국가 예산을 직접 유치할 계획이어서 무이자 대출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장학재단은 또 대학 4년간 성적이 우수한 저소득층 학생을 선발해 남은 대출금을 장학금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며, 군 입대자에 대해서는 복무기간 동안 대출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 소득 수준에 따라 어학연수비를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거나 미성년 대학생이 부모 동의 없이도 학자금을 대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요구에 맞춰 장학 사업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뭔데 그래◀ 도요토미 호위무사역 최홍만, 꼭 그래야 했나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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