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강원도 동해시 해군 제1함대 군항에서 공개된 최초의 한국형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의 함장 김덕기(48·해사 38기) 대령은 지난 4월5일 북한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를 앞두고 긴장됐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당시 실전배치전 훈련을 하고 있던 세종대왕함은 북한 미사일을 가장 먼저 탐지하고 궤도추적에 들어갔다. 세종대왕함은 동해 울릉도 동북방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미국의 이지스함인 채피와 매케인함, 일본의 곤고, 쵸카이함 등도 동해상에서 탐지작업을 했다.
김 대령은 “지난해 12월22일 세종대왕함을 인수한 뒤 300여명의 승조원들은 강도높은 훈련을 해왔다”며 “1000㎞까지 탐지가 가능한 위상 배열레이더(SPY-ID) 등 최신예 장비를 완벽하게 다룰 수 있게 된 승조원들의 자신감이 높은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고 자평했다. 세종대왕함은 장거리 로켓이 레이더 탐지범위를 넘어서기까지 치밀하게 궤도추적을 했다.
김 대령은 “미국은 이지스함 인도후 전력화하기까지 통상 7년이 걸리지만 우리는 이번 임무수행 성과를 바탕으로 1년안에 완벽히 전력화해 내년 1월1일 실전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령이 앞으로 3대가 건조될 예정인 한국형 이지스함의 첫 함장으로 2006년 발탁된 데는 치밀한 업무능력과 영국 헐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탄탄한 학문적인 기반, 국방부에서 3년간 한·미연례안보회의(SCM) 담당장교로 쌓은 국제능력이 고려됐다. 그가 2000년 동해함 함장으로 근무하면서 박사학위논문을 기반으로 쓴 책 ‘동북아시아에서 해군전략’은 현재 미 해군대학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세종대왕함은 7600t급으로 현재 전세계에서 운용되고 있는 이지스함 가운데는 가장 최근에 건조됐다. 선체 4면에 고정된 SPY-ID레이더는 약 1000㎞내에서 탄도탄 탐지가 가능하며 500㎞내에서 접근하는 마하8 이상의 북한의 스커드 등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1000여개의 물체를 한꺼번에 탐지할 수 있다. 또 전세계 이지스함 가운데 가장 많은 128개의 수직발사대를 보유하고 있다. 또 SM2블록 III 함대공 미사일, 단거리함대공유도탄(RAM)등으로 3중방어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2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동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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