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고등법원 배석판사회의가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관련 사건 등에 대해 보다 신중한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념적 잣대로 사법부를 공격하는 외부 세력으로부터 사법부를 보호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다른 지방법원들의 판사회의가 신 대법관의 사실상 사퇴를 촉구한 것에 비해 서울고법은 비판 수위를 낮춰 소장판사들의 사퇴 요구 동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사퇴 촉구, 때가 아니다"=회의에 참가했던 판사들 사이에서는 "설사 신 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하더라도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니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언론이 박시환 대법관의 '5차 사법파동' 발언을 문제삼아 사법부를 공격하고 있는데다 민주당에서 신 대법관 탄핵 발의를 논의하는 등 외부에서 사법부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판사는 "논의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치적 논쟁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중견 법관들인 만큼 시기적으로 언급 자체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회의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참석자가 '신 대법관의 대법관 직무수행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며 또 대법원장의 엄중 경고 조치와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비판도 강하게 제기됐다.
◇당분간 관망 분위기= 일각에서는 서울고법에서 재판 개입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만으로도 신 대법관이 느끼는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500명에 이르는 판사가 신 대법관에 대한 불신임을 선언한 만큼 신 대법관의 용퇴가 이뤄지지 않거나, 대법원의 재판 독립 제도 개선책 등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다시 집단행동이 발발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서울고법이 비판 강도가 낮은 수준의 결론을 내림에 따라 사태가 소강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판사들이 일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셈"이라면서 "당분간은 사태를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오는 29일에는 신 대법관 사태에 대해 논의하는 법원장회의가 예정돼 있어 이 자리에서 어떤 사태 해결책을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법 판사회의를 마지막으로 전국 17곳 법원에서 열린 릴레이 판사회의는 마무리됐지만 사법부에는 언제 폭풍이 몰려올지 모르는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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