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신종플루 집단감염, 검역 구멍났나

국내 첫 신종플루 집단감염, 검역 구멍났나

기사승인 2009-05-24 20:58:01


[쿠키 사회] 24일 신종 인플루엔저(신종 플루) 감염이 확인된 17명 중 14명이 서울 강남지역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면서 교육받은 어학원 영어 강사들로 밝혀지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신종플루의 집단 감염이 현실화됐다. 보건당국은 '지역사회' 차원으로 감염 확산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들이 의심증상을 보인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감염이 확인되는 등 검역에 구멍이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집단 감염 첫 발생…지역사회 확산되나=영어 강사 A씨(23·여·미국)가 지난 20일 신종 플루 감염 증상을 의심해 다음날 보건소에 신고하면서 추적 조사가 이뤄졌고, 영어 강사 중 14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감염자들이 같은 오피스텔에 머물며 교육을 받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5일 동안 서울에서 자유롭게 다녔고, 감염자 중 2명은 다른 지역으로까지 이동했기 때문이다. 영어 강사들은 지난 22일 교육을 마친 뒤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으로 흩어졌고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23일에야 모두 모여 수도권 한 시설에 격리됐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기 때문에 지역사회 확산이 확인되더라도 국가재난단계는 올리지 않을 방침이다.

당국은 집단 감염이 처음 확인됐지만 영어 강사라는 직업적 특성상 교육 중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호흡기를 통해 광범위하게 감염된 탓으로 보고 있다.

◇검역 체계 문제 없나=감염이 확인된 영어 강사 6명 중 첫 감염자인 B씨(23·여·미국)는 한국에 들어온 지난 16일 감염 증상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공항 검역을 무사 통과했고, 입국 5일째와 9일째 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질병관리본부 모니터링 센터를 통해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이 여성은 감염 증상을 보인 지 7일이 지난 뒤 동료 A씨의 신고 이후 뒤늦게 판명됐다.

당국은 그동안 국내 방역시스템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 왔다. 하지만 B씨의 감염을 확인하지 못하는 사이에 다른 13명이 감염됐고, 지역사회로 전파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실패했다. 질병관리본부 전병률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지역사회 감시와 조기 발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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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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