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침체에 부품업계도 ‘휘청’

자동차산업 침체에 부품업계도 ‘휘청’

기사승인 2009-05-25 17:56:03

[쿠키경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침체가 부품업계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세계 자동차 수요가 800만대 이상 줄어들 전망이어서 부품업체들의 경영 악화는 이제 시작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거대 부품업체 대부분이 위기의 태풍권에 들면서 시장 재편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재편되는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

미 자동차 ‘빅3’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국 부품업체들은 최악의 시련기를 보내고 있다. GM의 자회사였던 델파이는 지난해 4분기에만 10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TRW, 비스티온, 어빈메리터 등 주요 업체들도 지난해 수억달러씩의 적자를 기록했다. 북미 최대 시트업체인 리어는 올 초 최고경영자가 직접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AT 커니는 미 자동차 부품업체의 50% 이상이 파산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최근 몇 년간 고속 성장했던 도요타 계열 부품업체도 지난해 매출액이 20% 이상 감소했다. 세계 2위인 덴소 역시 1978년 이후 처음으로 470억엔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유럽을 대표하는 보쉬도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5%까지 추락했으며, 지난 2월부터 독일 공장의 생산량을 10% 감축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부품업체들은 이 기회를 노려 세계 중심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시가 주도해 설립한 징시중공업은 지난 3월 델파이의 브레이크·서스펜션 사업부를 인수, 미국·프랑스 등에 있는 8개 공장과 5개 연구개발 센터를 확보했다.

중국 지리자동차는 같은 달 호주 변속기 전문업체 DSI를 인수했다. 인도의 머더선수미시스템은 GM 포드 폭스바겐 등에 리어 미러를 공급해 온 영국 부품업체 비지오코프를 사들였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부품업계가 예전의 미국, 일본 및 유럽의 3강 체제에서 일본과 유럽의 대형 부품업체와 한국, 중국 등이 포함된 다극화 경쟁구도로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기의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

국내 부품업계도 수출과 내수 모두 급락하면서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보면 올 1∼4월 부품 수출액은 29억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 하락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자동차 부품업체 7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84.8%가 발주물량 감소로 최근 경영상황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완성차 생산물량이 크게 감소한 GM대우와 쌍용차 납품 비중이 큰 부품업체들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특히 쌍용차 1차 협력업체 50여곳은 쌍용차 노조의 전면 파업에 따라 지난 22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다만 현대모비스, 만도 등 세계 100대 부품업체에 속하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시장 확대의 기회가 왔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BMW, 폭스바겐과의 모듈납품 계약이 성사 단계에 있고, 만도는 오는 7월부터 GM에 제동장치를 공급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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