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5시 40분쯤 장지문제 때문에 사저를 찾은 노건평씨는 제수씨(권양숙 여사) 때문에 또한번 눈물을 훔쳐야 했다.
장지문제로 대화를 나누던 중 권 여사가 “그 어려운 시절에도 변함없이 옆에서 끝까지 챙겨주셨는데....”라며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권 여사는 남편이 모든 것을 끌어안고 혼자 훌쩍 떠나가버리는 바람에 미안함과 그리움이 사무쳐 가슴이 미어진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 며칠 사이에 온몸에 기운이 다 빠져 나가버린 상태여서 건강도 부쩍 나빠졌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권 여사는 건평씨에게 “남편이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쉴 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히 당부했고 건평씨는 “이럴때 일수록 마음을 크게 먹어야 한다”고 위로했다.
입술을 깨물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보였던 아들 건호씨는 “지금도 모든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호씨는 “아버님의 모든 것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또 아버님이 모든 것을 용서하고 미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자식된 도리로 유언을 따를 것”이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딸 정연씨 역시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주변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건평씨 부인 민미영씨는 “퇴임 후 고향에 내려와서 밝은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아주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아이들도, 어른들도 너무너무 좋아했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민씨는 “지난달 30일 대검찰청에 조사받으러 갈때도 눈물이 나고 분통이 터졌지만 이번엔 피눈물이 난다”말했다.
측근들은 “유달리 부부애가 좋았던 권 여사가 남편을 갑작스럽게 떠난 보낸 슬픔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권 여사와 가족들의 눈물에서 피 보다도 진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읽을 수 있어 마음이 짠하다”고 말했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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