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타고투저’ 속 치열한 닥터K 경쟁

유례없는‘타고투저’ 속 치열한 닥터K 경쟁

기사승인 2009-05-26 18:10:15
[쿠키 스포츠] 2009 프로야구 ‘닥터K(탈삼진왕)’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5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은 탈삼진 150개로 타이틀을 차지한 김광현(SK)과 2위 류현진(한화·143개), 3위 봉중근(LG·140)의 3파전이었다. 4, 5위와는 20개가 넘는 차이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기존 강자들 외에도 강력한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안개속이다.

170경기를 치른 25일까지 한화 에이스 류현진이 59개로 1위다. 2위 고효준(SK)과 3위 김광현은 각각 56개와 55개로 선두와 사실상 차이가 없는 상황이고, LG 봉중근(53개)과 롯데 조정훈(51개)도 가시권에 들어있다.

SK 좌완 전병두도 언제든 치고 올라갈 잠재력이 있다. 시속 140㎞대 중반의 직구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36⅓이닝 동안 48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현재 6위이지만 아웃카운트 가운데 44%가 삼진으로 거의 2번에 1번꼴이다. 삼진 비율로만 따지면 선발투수 중 압도적 1위다. 지난 23일에는 막강한 두산 타선을 상대로 9타자를 연속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뽑낸 바 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171경기)에는 선두 김광현이 55개로 5위 손민한(롯데·41개)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2007년에는 1위 류현진이 172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71개로 군계일학이었다. 56개로 2위를 달렸던 권혁과는 15개로 차이가 뚜렷했다.

‘타고투저’ 현상속에 탈삼진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유례없는 타고투저 현상이 오히려 치열한 탈삼진왕 경쟁을 부추기는 역설적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타고투저 현상이 벌어지면)타자들이 경쟁적으로 장타를 노리고 나오는 경우가 많고 투수들도 이를 감안한 투구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홈런 타자들에게 삼진이 많은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분석했다. 또 “현대 야구에서는 효율적으로 맞춰잡는 투구 방식이 각광을 받고는 있지만 삼진은 엄연히 A급 투수와 B급 투수를 가르는 주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삼진왕은 여전히 각 구단 에이스들에게 매력적인 타이틀이라는 것이다.

한편 ‘닥터K’는 삼진을 뜻하는 ‘K’와 전문가나 박사를 의미하는 ‘닥터’의 합성어이다. 투수가 타자를 녹 아웃(Knock-out) 시켰다는 의미에서 ‘K’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설과 ‘strike’의 과거형인 ‘struck’의 뒷글자를 딴 것이는 주장이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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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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