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26일 조문객들이 마을 입구에서 영정 앞까지 가는데 무려 4시간이 걸렸다. 주말을 지나 주춤할 것 같았던 조문행렬은 오히려 늘어나 봉하마을과 전국 300여곳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 수는 1979년 국장으로 치러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추모인원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추모행렬
봉하마을 관광안내소에 따르면 조문객 수는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인 23일 1만명을 시작으로 나흘간 60만여명에 달했다. 봉하마을에서는 조문행렬이 밤새 이어지면서 '근조(謹弔)' 리본 60만개가 3일 만에 동이 났다. 조문객에게 나눠주는 국화도 모자라 자원봉사자들이 꽃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빈소 내 3곳에 마련된 방명록 기록대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져 10만명 이상이 추모글을 남겼다. 하루 600∼700명 수준이던 진영역 이용자 수는 23일 이후 2100여명으로 3배 가량 늘었다. 봉하마을로 진입하는 남해고속도로 진례 톨게이트를 통과한 차량은 서거 1주일 전인 지난 16일 7514대에서 23일 9931대, 25일 1만4785대로 급증했다.
이용훈 대법원장도 조문
이 대법원장도 오후 4시쯤 빈소를 찾았다. 이 대법원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시기와 질투, 정치분열이 사라지고 사랑과 용서, 화해가 넘치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도 조문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도 조문을 마치고 "고인은 인권뿐 아니라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한 권위주의 철폐, 법치주의 확립에 큰 공헌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전에는 노 전 대통령 모교인 진영 대창초등학교와 진영중학교 학생들이 노 전 대통령 영전에 헌화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권양숙 여사와 함께 대창초등학교 운동회에 참석했었다. 봉하마을에서 장사하던 사람들도 노 전 대통령 장례 준비에 몰두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한 뒤 관광객이 몰리면서 생긴 '봉하빵' '금빛잉어빵' 주인들은 모두 가게 문을 닫고 자원봉사에 나섰다. 관광객에게 국밥 등을 팔던 '전통테마식당'은 지금 내빈과 자원봉사자를 위한 식사장소로 바뀌었다.
덕수궁 대한문 앞 전경버스 철수
서울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 등에서도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역 분향소에는 25∼26일 3만9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조문을 마친 뒤에도 시민들은 멀리서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고 노란 리본에 마지막 인사를 적어 분향소 근처에 매달았다.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에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의원 등과 일반인의 애도가 이어졌다. 봉하마을에서 조문을 거부당한 박 대표는 오전 11시30분쯤 이곳을 찾았다. 대한문 앞 분향소에는 '작은 비석' 세우는 데 보태자는 의미의 모금함도 등장했다. 시청역 계단 벽은 시민들이 붙여놓은 추도사 수천장으로 빽빽이 채워졌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전경 차량으로 에워쌌던 경찰은 이날 오후 버스를 모두 철수시켰다. 그러나 서울광장에 대한 통행제한 조치는 그대로 유지했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서윤경 기자
jhk@kmib.co.kr
▶뭔데 그래◀ 일부 노사모 회원들의 조문 저지 어떻게 보십니까
[노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