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1년 만에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을 번복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주민발의안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그러나 주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주민발의안이 나오기 전에 합법적으로 결혼을 허가 받은 약 1만8000여쌍 동성 커플의 법적 지위는 그대로 인정했다.

동성결혼 문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주 대법원은 지난해 5월 ‘동성결혼 금지가 주 헌법에 위배된다’며 찬성 4, 반대 3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6월17일부터 동성결혼식이 열렸다. 그러나 1년 후, 이번엔 주 대법관들이 찬성 6대, 반대 1로 동성결혼 금지 발의안을 지지했다. 이에 따라 주 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던 지난해 판결을 스스로 뒤집고 주민여론에 굴복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성커플과 지지단체 등은 충격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성결혼 지지 입장을 보여온 게빈 뉴섬 샌프란시스코 시장 등은 주 대법원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샌프란시스코 법정 밖에서 판결을 기다리던 동성결혼 지지자들도 “부끄러운 줄 알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에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과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6월 동성결혼식을 올린 엠버 와이스(32)는 “우리 결혼 효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많은 이들이 사랑하면서도 결혼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을 지지하는 목소리 역시 만만찮다. 대학생 조지 팝코(22)는 “많은 이들이 이번 판결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기독교인이고 성경을 믿는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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