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한이 군사도발행위를 준비하는 특이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음에도 우리 군이 준전시상태에 해당되는 워치콘2를 발동한 것은 북한의 ‘잠재적인 위협’이 현실화되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로 해석된다. 군은 27일 저녁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억제하고 현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북한 도발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어 28일 새벽을 기해 워치콘2를 발동, 북한에 대한 정밀감시에 들어갔다는 것을 공식화했다.
워치콘이 3에서 2로 격상될 경우 한반도 상공에 대한 감시체제가 강화된다. 평시 운용되는 감시장비 외에 준 전시에 활용되는 첩보장비들이 추가 투입된다. 미국의 군사위성과 U2 고공전략정찰기, RF4C 정찰기와 신호·영상추적을 하는 RC800B, RC800G, RC12, RC7 등 휴전선 일대의 통신·신호 첩보수집 장비가 총가동된다. 한·미 양국 군은 이들 정보수집장비들의 교대주기를 조절해 공백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중첩 감시작업도 하게 된다.
대북 감시 레이더망 및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는 작업도 강화된다. 한·미 합동 정보판단 요원들이 증강 투입돼 감시 장비를 통해 얻은 정보를 즉각 분석,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사, 한국군 작전사급 예하부대에
통보한다. 이들 부대는 이를 근거로 감시와 작전태세에 돌입하게 된다. 군관계자는 “북한은 한·미연합감시자산이 24시간 속속들이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습 공격을 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부적으로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효과도 노렸다. 우리 군은 지난 1월17일 인민군총참모장이 ‘전면대결’ 돌입을 선언한 이래 4개월 이상 비상대기체제를 유지, 피로도가 쌓여있는 상태다.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자세를 워치콘 격상으로 다시 추스린다는 것이다.
북한의 도발가능성이 가장 높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물론 육상 군사분계선(MDL)상의 경계도 강화됐다. 일반 전초(GOP)에서는 과거 적의 침입이 있었던 취약지역이나 사각지역에 대한 경계근무를 강화했다. 야간에 운용되는 열상장비(TOD)가동률도 높였다. 1998년 12월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 후 21사단 DMZ 지역에서 총격 도발이 있었고 이듬해 3월엔 북한군들이 MDL을 넘어온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상징성 때문에 NLL과 마찬가지로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곳이서 경계근무를 강화했다. 북한은 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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