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구한 벨라스코 재무장관의 선견지명

칠레 구한 벨라스코 재무장관의 선견지명

기사승인 2009-05-28 17:03:01


[쿠키 지구촌] 몇년 전 원자재 가격이 4배나 급등했을 때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 칠레는 호시절을 맞았다. 이 축제의 흥을 깬 사람은 안드레스 벨라스코(48·사진) 칠레 재무장관이었다. 그는 구리 값 급등으로 풍부해진 자금이 금융, 부동산, 소비 지출 거품을 일으켜 물가상승을 불러올 것을 우려했다. 벨라스코는 “흥청망청하지 말고 어려울 때를 대비한 기금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자금을 대규모로 비축했다. 그 규모가 칠레 국내총생산(GDP)의 15%를 넘는 200억달러에 달하자 ‘돼지저금통’을 깨자는 여론이 비등했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늘날 벨라스코는 ‘예언자’로 주목 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후 구리 값은 50%이상 떨어졌고, 현기증 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세계경제는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아르헨티나(대두) 러시아(석유) 등 다른 자원부국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칠레만은 예외다.

월스트리스저널(WSJ)은 27일 벨라스코 장관이 주도한 칠레의 정책을 소개하며 그 덕분에 칠레가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 경기회복을 할 수 있는 입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 교수였던 벨라스코 장관은 2006년 입각했다. 그는 1980년대 초 원자재 값 급락으로 위기를 겪었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2006년 연간 예산을 현재의 구리 값이 아니라 향후 10년간 평균 가격에 기초해 짜도록 법제화를 추진했다. 또 예산에 책정된 구리 가격 이상으로 들어오는 수입은 모두 해외에서 관리되는 비축펀드에 넣도록 했다.

칠레는 요즘 이렇게 모아 둔 자금을 경기 부양에 쏟아 붓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공사업을 벌이고, 기업의 세금을 줄여주고, 광산에 투자했다. WSJ은 칠레의 경기 부양 규모는 GDP의 2.8%에 달해, 자국 경제 규모 대비 경기 부양 비중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뭔데 그래◀ 일부 노사모 회원들의 조문 저지 어떻게 보십니까
‘노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