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여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 이후인 '포스트 조문정국' 해법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추모제가 제2의 촛불 시위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게 최대 과제다. 또 북한 핵실험 등 고조된 안보 위기에 대응하고 6월 국회를 순항시키는 방안도 고심거리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모와 북핵 도발 규탄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내일 영결식이 엄숙하고 평화롭게 끝나고, 나라의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고인의 뜻이 널리 펼쳐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나게 될까봐 정말 걱정"이라는 발언보다는 한층 누그러진 표현이었으나, '평화롭게 끝나야 한다'에 무게가 실린 듯한 뉘앙스다. 조문정국이 6월 민주항쟁 분위기와 맞물려 진보 총궐기로 이어지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한나라당은 동시에 대북 규탄 의원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한반도와 주변 안보 상황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6·25 이후 최대 위기"라며 "안보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추모와 규탄이란 서로 다른 주제를 한 회의에서 다룰 만큼 여권은 내우외환 상황이다.
촛불 시위를 여권 내부에서는 일종의 트라우마(Trauma:심리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받아들인다. 쇠고기 파동으로 집권 1년차 추동력을 송두리채 잃었던 상황이 집권 2년차에도 반복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지난해 말 권력기관 친정체제 구축, 법과 원칙 강조 등 일련의 국정운영 기조도 '촛불 트라우마' 때문에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현재의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으면 10월 재·보선이나 서거 1주기 즈음에 치러지는 내년 지방선거는 하나마나"라며 "신드롬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내 소장파들을 중심으로 억지로 막을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친이계 수도권 재선의원은 "촛불을 막으려 할 게 아니라 추모 공간을 마련해주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다른 초선의원은 "촛불을 억지로 끄려고 한다고 꺼지지 않는다"며 "서울광장 개방 불허는 잘못된 대처"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우성규 기자
dynam@kmib.co.kr
▶뭔데 그래◀ 일부 노사모 회원들의 조문 저지 어떻게 보십니까
'노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