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추모열기는 30도가 넘은 한낮의 무더위 만큼이나 뜨거웠다. 조문객들은 30초 간 조문을 위해 그늘 한 점 없는 햇볕 속에서 3시간 넘게 기다렸다. 그러나 누구도 얼굴을 찌푸리거나 불평하지 않았다. 자정에는 전국 300여개 분향소에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상록수'를 부르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누적 조문객은 430만명에 이르렀다.
◇"마지막 가시는 길 외롭지 않도록…"=빈소에서 마을입구까지 1㎞가량 늘어섰던 새벽 추모행렬은 출근시간이 되면서 잠시 줄어들었다가 오전 10시를 넘기면서 다시 길어지기 시작했다. 마을에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직접 부른 '상록수' '타는 목마름으로'가 흘러나왔다. 오윤영(27·여)씨는 "앞으로 이런 대통령을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대전에서 온 이현구(64)씨는 직접 작곡한 '고인에게 바치는 추모곡'을 트럼펫으로 연주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창원화훼영농조합 김종선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상징색인 노란색 국화꽃 1000송이를 보내왔다.
29일 오전 5시 열릴 발인제를 지켜보기 위해 밤을 새는 사람도 많았다. 이틀 휴가를 내고 봉하마을을 찾은 한정태(37)씨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지켜드리고 싶어 왔다"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발인까지 보고 서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양숙 여사, 조문객에 머리숙여 감사=권 여사는 오전 7시20분쯤 마을회관 앞에 마련된 빈소에 나와 노 전 대통령의 영전에 헌화했다. 이어 빈소 인근 분향소로 나가 조문객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두 차례 깊이 고개를 숙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부쩍 수척해진 권 여사는 비서관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걸음을 옮겼고 200m 떨어진 사저로 돌아갈 때는 차량을 이용했다.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도 "동생의 마지막 가는 길에 천리길을 마다않고 찾아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 뿐 "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9일로 끝나는 건평씨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내달 1일 오후6시까지로 연장했다.
노 전 대통령 화장지인 경기도 수원시 연화장에는 노사모 회원들이 가로수에 줄을 치고 노란 리본과 풍선을 달았다. 연화장을 운영하는 수원시설관리공단은 7곳에 음수대를 설치하고 20ℓ들이 생수 24통, 커피 3000명분, 녹차 1500명분을 준비했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권지혜 기자, 양진영 기자
jhk@kmib.co.kr
▶뭔데 그래◀ 일부 노사모 회원들의 조문 저지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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