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전국 2인 이상 6000가구의 가계부를 분석한 결과 1분기 적자가구는 전체의 29.6%로 지난해 같은 기간(31.0%)보다 1.4%포인트 줄었다고 2일 밝혔다.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적자가구 비율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07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중산층을 중심으로 지출을 최대한 줄이면서 소득 감소의 충격을 버틴 덕분에 올 1분기 적자가구 비율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발표된 1분기 가계동향에서도 주류와 담배(전년동기대비 -11.9%), 음식·숙박(-5%), 오락·문화(-10%) 관련 지출이 줄어 씀씀이 줄이기에 나선 가계심리를 반영했다.
소득수준 상위 30%인 고소득층이나 하위 30% 저소득층보다 중산층의 적자가구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분기 25.5%였던 중산층 적자가구 비율은 올들어 22.9%로 2.6%포인트나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은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씩 줄어드는데 그쳤다.
저소득층의 경우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물론 명목소득도 줄어든 데다 소득 감소에 대응해 씀씀이를 줄일 여력 자체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월소득 하위 20%의 1분기 실질소득과 명목소득은 각각 8.7%, 5.1%씩 줄었다. 나머지는 실질소득만 감소했을 뿐 명목소득은 소폭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실질 소득이 감소했는데도 적자가구 비율이 줄었다는 것은 장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극도로 소비가 위축됐다는 의미”라며 “올 하반기부터 희망근로사업과 근로장려금을 통해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 보전을 하면 소득 감소를 줄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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