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대표팀에 박지성급 체력 요구

허정무 감독,대표팀에 박지성급 체력 요구

기사승인 2009-06-08 16: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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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8일 오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진출을 달성한 태극전사들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대비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었다. 아랍에미리트(UAE)전을 벤치에서 구경했던 선수 위주로 실시된 이날 훈련에서 젊은 전사들은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온몸으로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갈구했다.

◇박지성 체력을 요구한다= 허 감독은 본선 대비책을 묻는 질문에 “유럽을 넘을 수 있는 경기력이 필요하다”고 운을 뗀 뒤 “(대표 선수라면)박지성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에 버금가는 체력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히딩크호가 강인한 체력과 투쟁력으로 유럽 강호들을 압박하던 장면이 떠오르는 발언이다. 아울러 “기술적 측면은 단기간에 성취할 수 없으며, (대표팀은) 기술적 완성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선까지 1년 가량 남았지만 규정상 대표팀 소집 가능한 일수는 60일에 불과하므로 태극마크 유지하려면 스스로 관리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허 감독은 강팀들을 상대로 선수구성과 전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먼저 8월쯤 대표팀은 남미의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벌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파라과이는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브라질에 골득실에서 뒤져 1위를 내줬지만 6승6무1패를 기록 중이다. 9월5일에는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호주를 불러들인다.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호주는 아시아에서 FIFA 랭킹이 가장 높고(29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본선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한국과는 역대 A매치에서 7승8무5패로 우세하다.

유럽 예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축구종가' 잉글랜드, FIFA 랭킹 1위 스페인 등과도 경기를 추진, 대표팀 경쟁력을 배양한다.

◇북한보다는 자존심= 아시아에서 남은 본선 직행 티켓은 1장. 북한(7경기·승점11), 사우디(6경기·승점10), 이란(6경기·승점7)이 전쟁 중이다. 사우디, 이란을 차례로 상대하는 한국이 북한의 본선행에 열쇠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남·북한이 최초로 본선에 공동 진출하기 위해 허 감독이 필승 카드를 낼 것이라는 전망과 벤치를 지켰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는 예측이 엇갈렸다.

허 감독은 "한국의 자존심이 걸려있으므로 가용 인력 중 최상의 멤버를 구성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북한을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맞붙어야 하는 사우디와 이란인 만큼 홈에서 꼭 승리를 챙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우디, 이란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본선을 위해서는 꾸준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도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여장을 푼 후 곧바로 파주NFC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본선 진출을 위해 꼭 이겨야 하는 입장이므로 여유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목적이 남북 공동 진출이든 국가의 자존심을 위해서든 태극전사들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배수의 진을 친 사우디와 일전을 벌인다. 파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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