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마른 수건도 짜라.’
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체결한 9개 그룹이 내부 비용 절감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계열사나 사옥 매각, 유휴자산 처분 등을 통한 현금 확보가 재무 개선의 핵심 내용이지만 이와함께 각종 비용을 줄여 경영 부담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각 계열사에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비용절감을 독려하고, 직원 1인당 생산성도 최대한 높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를 포함한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휴직’이라는 이름의 무급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각 부서에서 자율적으로 희망자를 받고 있으며, 3개월까지 휴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인수한 대우건설의 풋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다시 매각하라고 요구한 게 MOU 체결의 쟁점이었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가 7월 말까지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되, 실패할 경우 산은이 주도하는 사모펀드(PEF)에 대우건설을 매각키로 합의했다.
GM대우는 임원들에게 지난해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달부터는 임금 10%를 깎았다. 연봉의 평균 30∼40%가 삭감된 셈이라고 한다. 사무직 직원 역시 최근 1시간씩 근무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10% 정도 임금을 삭감했다. 하계 휴양소 운영 및 퇴직금 중간 정산, 미사용 연차비 지급 등도 모두 내년 7월말까지 유보키로 했다. GM대우는 평균 부채율이 700%가 넘으면서 MOU 체결 대상에 포함됐다.
동부그룹 계열인 동부건설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상반기 임직원들의 성과급을 반납받았다. 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해오던 긴축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연말 자구계획에서 임원 급여 10∼30% 삭감 및 일반 직원 2주간 무급휴가, 연차 수당 반납 등을 통해 연간 1100억원을 절약한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할 수 있는 건 다하는 상황이고 이번 MOU 체결은 주마가편의 의미로 본다”고 말했다.
유진그룹은 자산 매각 외에 경비절감이나 경영효율화 작업 등을 통해 올해 5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유진은 하이마트 재매각 여부가 약정 체결 과정의 중요 쟁점이었는데 주채권은행인 농협과의 줄다리기 끝에 하이마트를 상장키로 한 상황이다.
대한전선은 혹독한 내부 비용 절감과 함께 사옥 및 지분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35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말 서울 사옥을 950억원에 매각했고, 지난 4월에는 우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로 1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고, 지난달에는 계열사인 대한ST 지분 65.1%를 포스코에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은행과 맺은 재무개선 약정 내용에서 임금 삭감, 복지 축소 등은 부차적인 문제지만 내부 분위기를 다지고 고통 분담을 한다는 차원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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