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됐던 위기 고조 전술=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북한은 예상했던 대로 유엔 결의안에 반발해 우라늄 농축을 선언했다”며 “북한이 행동하면 국제사회가 저지하고, 다시 북한이 행동하는 방식의 치킨 게임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형적인 북한의 수법”이라고 말했다. 1993∼1994년 1차 북핵 위기, 2002년 2차 북핵 위기 당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됐다. ‘북한 도발-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긴장 수위 고조-북미간 물밑 대화-북미간 본격 대화’ 수순이었다. 윤 의원은 “북한은 핵개발 카드를 계속 꺼내들면서 위기를 극한으로 몰아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은 유엔의 대북제재에 대해 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로 대응하겠다고 이미 말해왔으며, (우라늄 농축선언은) 그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북한이 우라늄농축작업 선언에 이어 ICBM 발사, 국지전 도발, 3차 핵실험 등의 추가적인 긴장고조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윤 의원은 “파키스탄이나 인도의 사례를 보면, 보통 핵개발을 위해서는 5차례 정도의 실험을 했다”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핵위기 확산될까=전문가들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확보 기술을 일단 의심하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우라늄을 무기급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장치와 기술이 필요한데, 북한이 그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확인은 쉽지 않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북한이 HEU 기술을 어느 정도까지 확보했는 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며 “북한의 2차 핵실험 역시 아직 방사능 채취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성공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다만 북한은 핵실험과 핵보유국 사이의 중간단계에 있고, 이러한 자신의 카드를 계속 활용하려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국제공조를 통해 이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은 “주변국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과 수교하더라도 핵보유국 인정 문제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핵위기 고조는 북한의 내부사정과도 맥이 닿아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수석 실장은 “대부분의 국가가 국내 정치의 필요성과 안보를 위해 핵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3세 승계 문제 등으로 인한 북한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도 강하다.
◇대응 방식은?=김용현 교수는 “주요 국가인 한국과 미국 중국이 특사외교를 모색해야 한다”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결보다는 대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며, 미국이 강경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유연함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현 정부 들어 남북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화로서 문제를 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북한이 비핵화를 넘어 핵 경쟁에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며 “주변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못하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수석 실장도 “우리가 미국보다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경우, 대남도발이 우려되며, 우리의 지렛대도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보수적인 강경론도 많았다. 김성회 의원은 “북핵을 무력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 장기적으로 핵무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자파탄 개발, 핵우산 명문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떡하나 더 준다고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 지난 60년간의 교훈”이라며 “무역단절 등 국제사회가 좀 더 광범위하고 단호하게 북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강주화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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