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라늄 농축 기술에 ‘촉각’…“초보 수준” “핵심기술 확보” 엇갈려

北 우라늄 농축 기술에 ‘촉각’…“초보 수준” “핵심기술 확보” 엇갈려

기사승인 2009-06-14 23: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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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북한이 "우라늄 농축 작업에 착수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북한의 우라늄 농축 기술 수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농축우라늄(HEU)프로그램을 통한 핵무기 개발이 가능한 수준이라면 우라늄 핵무기 대량생산 체제로의 진입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반도에 대한 위협은 커질 수 밖에 없다.기존 핵실험 이상의 초대형 충격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북한의 기술수준이 초보수준인 시험단계라는 분석과 핵심기술인 가스원심분리기술을 이미 확보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엇갈리고 있다.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우라늄농축시설이 소규모로도 가능하고 지하은닉이 쉬워 실체파악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남북협력팀장은 14일 "북한의 우라늄농축수준은 기술개발단계로 원심분리기의 자체 제작에 성공했다기 보다는 외부에서 제공받은 원심분리기를 돌리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모 국립대학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북한이 원심분리기 제작에 사용되는 특수 알루미늄을 상당량 수입했지만 무기급 우라늄을 농축하기에는 모자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높이 1∼2m 지름 20㎝크기 원심분리기 1개의 분리능력은 약 5SWU(우라늄 농축단위)로 핵무기급 우라늄을 연 30g 정도 생산할 수 있다. 제조가 비교적 쉬운 포신형 우라늄 핵무기의 경우 1개를 제조하는 데 50㎏정도의 우라늄이 필요하다. 이는 1700여기의 원심분리기를 1년간 가동해야 얻을 수 있는 양이다.

미국은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1988년부터 2001년사이 P1형 원심분리기 20대를 제공받았고 P2형의 설계도를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러시아에서도 150t정도의 고강도 알루미늄을 밀수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2600개 정도의 원심분리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미얀마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원심분리기의 핵심 기술인 로터를 개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책연구소의 한 핵문제 전문가는 "북한은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HEU 프로그램을 진행시켜왔다"며 "원심분리기 원형와 설계도를 이미 모두 확보한 상태여서 HEU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시설을 갖추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우라늄핵무기 제조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우라늄제련시설이 있는 평안북도 천마산, 양강도 영저리 미사일기지, 자강도 하갑, 평안북도 박천군과 태천군 등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13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우라늄 농축작업에 착수한다"며 "자체의 경수로건설이 결정된 데 따라 핵연료 보장을 위한 우라늄 농축개발이 성과적으로 진행돼 시험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최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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