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화 보유 다각화… 유동성 관리 필요

한국 통화 보유 다각화… 유동성 관리 필요

기사승인 2009-06-14 18:14:01

[쿠키 경제] 초국가 통화 논의는 위기 이후의 세계경제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에서 침체된 내수 부양을 위해 미국이 시장에 쏟아부은 달러 유동성이 경기 회복과 함께 또 다른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28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으로 경기 방어에 나섰던 우리 정부도 달러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앞서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경기회복을 유지하는 것은 전세계 정부가 당면한 과제”라며 “안전자산으로서의 미 국채 수요가 감소하면서 달러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금값이나 원유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을 주의깊게 보고 있지만 아직 유동성 회수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달러화 가치하락과 함께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들썩이면서 금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JP모건이 무역가중치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측정한 미 달러화의 실질실효환율(2003년 3월=100)은 올들어 96까지 치솟았다가 80 중반까지 떨어지는 등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 관계자는 달러 표시 자산조정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다만 위험 회피차원에서 유로화 등 다른 주요 통화 보유비중을 늘리는 등 다각화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민간에서도 달러의 변동성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소국 개방경제의 속성상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과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원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원화체제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돈을 계속 쏟아부어도 자산시장에 투기만 일으키고, 실물은 얼어붙는 경기회복의 엇박자도 우려된다”며 “달러가치 변화와 인플레이션 추이에 따라 유동성 회수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성장은 안되고 버블만 생기는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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