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체육행정에 절대적인 관심 기울여야

장애인 체육행정에 절대적인 관심 기울여야

기사승인 2009-06-22 17:34:01

[쿠키 스포츠] “다시 시공하라고 하세요!”, “이래서 직접 나와서 봐야 합니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경기도 이천 장애인종합훈련원의 수영장.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와 장애인들이 함께 사용하게 될 공간에 휠체어를 탄 이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는 설계 오류를 몸소 보여주려는 듯 물 없는 수영장의 장애인 입수시설을 직접 오르내렸다. 입수시설은 장애인 경사로처럼 돼 있어 휠체어를 탄 채로 물속에 들어갈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하지만 입수시설 좌우 벽에 고정된 손잡이가 수심이 깊어지면서 변화하는 이용자의 팔높이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설치됐으며, 경사각도 다소 가파르게 만들어져 있었다. 공사를 진행하는 비장애인과 실제로 시설을 이용하게 될 장애인들 간에 있기 쉬운 생각과 체험의 차이가 빚어낸 실수였다.

지난 18∼19일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의 장애인 체육 담당 공무원들과 대한장애인체육회 시도지부 간부들이 경기도 양평군 한국방송광고공사 수련원에 모여 ‘장애인체육행정 직무연수’를 가졌다. 광역지자체 장애인 체육 담당과 민간조직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장애인 체육 활성화와 관련한 지방의 좋은 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하기 위해 1박2일로 마련했다. 숙소도 타 지방 참석자들끼리 한 방을 쓰도록 배려했다. 올해 10월 이천에 새로 들어서는 국내 최대규모의 장애인 스포츠 시설인 ‘장애인종합훈련원’ 견학도 함께 했다.

참석자들과 훈련원 구석구석을 돌며 미비점을 지적하던 문화체육관광부 조향현(지체장애) 장애인문화체육과장은 “다른 곳은 대체로 잘 됐으나 수영장 입수시설 만큼은 꼭 바뀌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이 시설이 장애인 체육시설의 표준이 될 것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익히고 돌아가셔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워크숍은 강의 위주가 아닌 주로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스포츠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참석자들은 눈을 가리고 탠덤 자전거(시각 장애인용 2인승 자전거)를 몰았다. 문화부 김휘년 사무관은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파일럿 역할을 한 분이 세심하게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다고 알려줘 한결 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광역시 김동림 주무관은 “주변 소음이 머릿속에 빙빙 돌아 어지럽고 답답해 혼났다”라며 “내가 맡은 직무가 파일럿(탠덤 자전거 앞에 탄 비장애인)과 매우 흡사하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날 파일럿 역할을 맡은 충청북도 장애인체육회 김성중 운영팀장은 “장애인 체육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거의 2년 주기로 담당 공무원들이 바뀌므로 이런 체험 행사를 통해서라도 공무원들을 현장으로 불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정기적으로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이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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