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계열 분리 수순 밟나

금호아시아나,계열 분리 수순 밟나

기사승인 2009-06-22 22:27:00


[쿠키 경제] 박삼구(64)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61) 석유화학 부문 회장 부자(父子)가 금호산업 지분을 처분하고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회사 측은 "일반적 지분 변동 사안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지만, '산업'과 '화학'이라는 두개의 축으로 이뤄진 금호아시아나 지배구조에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찬구 그룹 석유화학부문 회장과 아들 박준경(31) 금호타이어 부장은 15∼18일 금호산업 주식 191만8640주(3.94%)를 처분하고 금호석화 보통주 220여만주를 샀다고 22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들 부자가 함께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2.15%로 줄어든 반면 금호석화 지분은 13.97%로 늘었다. 주식 매매가 같은 시기에 이뤄졌고, 금호산업 주식 매도 금액이 총 340여억원, 금호석화 주식 매입 금액이 290여억원으로 비슷한 점을 고려할 때 그룹의 지배구조 변경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은 네 아들에게 금호산업과 금호석화 주식을 똑같이 6.11%, 10.01%씩 나눠줬고 박찬구 회장과 박삼구 회장은 그간 이를 똑같이 갖고 있었는데 이 비율이 깨진 것이다.

그 동안 금호석화는 그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주식변동으로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화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며 장기적으로 그룹에서 금호석화를 분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호석화는 금호폴리켐,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피앤비화학 등 석유화학회사 3곳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4곳의 화학계열사는 총 4조509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금호 계열사 중 가장 알짜라는 평가를 받았다.

계열분리가 이뤄질 경우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 회장에게 석유화학사업 부분을 떼 주는 대신 자연스레 장남인 박세창 상무에게 나머지 그룹 경영권을 넘길 수 있게 된다. 박찬구 회장 역시 알짜배기 석유화학부문을 챙기면서 서로에게 득이 되는 거래를 하게 된다. 그 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고 박인천 회장의 형제애 원칙에 따라 박성용(첫째)-박정구(둘째)-현 박삼구(셋째) 회장 체제로 이어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대주주가 한꺼번에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대주주 지분 변동에 의미가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생명은 이날 대한통운 보유주식 41만8913주(1.84%)를 전량 처분, 380억원 정도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급 여력 비율은 120% 후반대로 높아졌다. 금호생명의 대한통운 지분 매각은 한 때 30%까지 추락했던 지급 여력 비율을 향상시켜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호생명은 현재 매각이 추진 중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실사를 진행하고 있고, 매각가는 5000억원 내외로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뭔데 그래◀ 검찰의 PD수첩 작가 이메일 공개 어떻게 보십니까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지호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