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노’ 유혈 충돌

쌍용차 ‘노―노’ 유혈 충돌

기사승인 2009-06-27 0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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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쌍용자동차 사태가 파국을 맞고 있다. 26일 정리해고 인원을 줄이고 재고용을 약속하겠다는 내용의 회사 측 최종 제시안은 거부됐고, 끝내 노-노 유혈충돌로 이어졌다. 오물이 투척됐고, 쇠파이프가 난무했다.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경찰 병력이 공장 안으로 투입됐다. 옥쇄파업 36일 만이다.

노-노 유혈 충돌

비(非)해고 직원 3000여명은 오후 1시40분쯤 경기도 평택 쌍용차 공장 철조망을 뜯고 공장 진입을 시작했다. 이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비폭력'을 외치며 몸으로 밀고 들어갔다. 공장을 점거 중인 노조원들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격렬히 맞섰다.

까나리액젓과 음식물쓰레기를 썩힌 오물을 뿌리고 소화기 분말을 분사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 임직원 수십명이 다쳤으며, 1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들은 파업 노조원들의 쇠파이프에 맞아 머리가 깨지거나 골절상을 입었다. 경찰이 헬기와 방송차량을 동원, 폭력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비해고 직원들은 오후 4시40분쯤 본관을 장악했다. 이들은 지게차를 이용해 공장 정문을 봉쇄하고 있던 컨테이너 4개를 치웠다. 한달여 만에 평택공장 정문이 열렸다. 본관을 사수하던 노조 선봉대 300여명은 공장 핵심시설인 도장공장으로 이동, 집결했다. 도장라인에는 시너 등 인화물질 24만ℓ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고용한 용역직원 300여명이 방패를 들고 도장공장 진입에 나섰지만, 노조원들은 새총으로 볼트와 너트를 쏘며 대항했다.

27개 중대를 공장 밖에 배치했던 경찰은 노조원과 용역직원 간 충돌이 격해지자 6개 중대 600여명을 공장 안으로 투입했고, 용역직원들은 정문 쪽으로 후퇴했다.

오후 6시쯤 이유일·박영태 공동관리인 등 쌍용차 임원들이 본관 안으로 들어가 임원회의를 진행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어렵게 진입한 공장에서 이대로 물러나면 다시 노조원들이 다시 봉쇄할 것"이라며 "이곳에서 밤을 지새겠다"고 말했다.

용역직원들은 공장 주변을 에워싸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파업 중인 노조원들이 도장공장 앞 폐타이어에 불을 붙이면서 공장 주변은 연기로 가득 찼다. 경찰은 도장공장 안에 700명 이상의 노조원과 가족 등이 모여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속노조 조합원 100여명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장 주변에 집결했지만 들어가지는 못했다.

사측 최후통첩,노조 거부

앞서 사측은 이날 오전 노조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박 공동관리인은 오전 11시 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리해고 처리된 976명에 대한 타협안을 제시했다. 320여명에게 분사와 영업직 전환을 통해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450여명에게 5∼8개월분 위로금을 지급하고 추가 회망퇴직을 받겠다는 내용이다. 또 100명은 2012년까지 무급휴직을 하고, 나머지 100명은 해고하되 2012년까지 우선 재고용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이 관리인은 "이게 마지막 안"이라며 "거부하면 법정관리인으로서 물러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의 방안은 '정리해고를 강행하겠다'는 얘기를 복잡하게 풀어서 한 것에 불과하다"며 즉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생산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점거 파업이 풀린다 해도 공장을 재가동할 정도의 현금도 확보하지 못해 결국 쌍용차가 기어이 파산의 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평택=김도영 기자
blue51@kmib.co.kr

▶뭔데 그래◀ 검찰의 PD수첩 작가 이메일 공개 어떻게 보십니까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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