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로 ‘무력시위’…오바마 정부에 대한 불만 표출

北, 미사일 발사로 ‘무력시위’…오바마 정부에 대한 불만 표출

기사승인 2009-07-04 18:40:00
[쿠키 정치] 북한이 4일 강원도 원산 인근 깃대령 기지에서 스커드급으로 보이는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한 것은 7월4일(현지시간) 미국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금융제재 등 대북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 및 국제사회에 대한 무력시위의 성격이 강하다. 북한은 2006년에도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7월5일(미국시간 4일) 장거리 로켓인 대포동 2호 1기를 비롯해 노동 및 스커드급 등 총 7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었다

또 남한 전역을 사정권안에 놓고 있는 스커드급 미사일을 발사 한반도의 긴장수위를 한층 더 높여 한국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기종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사거리가 400∼500㎞에 달했다는 점에서 스커드급 지대지 미사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4월5일 쏘아 올린 장거리 로켓을 제외하고는 올해 들어 발사한 10발의 미사일은 주로 130㎞안팎의 지대함 또는 지대공 단거리 미사일이었다. 지대지인 스커드 또는 노동미사일은 남한 전역을 겨냥해 실전에 배치돼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발사했던 지대함 미사일 등에 비해 그 위협의 정도가 다르다.

북한은 사거리 300∼500㎞인 스커드B·C 미사일을 500∼600기가량 보유하고 있으며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도 200여기를 작전배치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사거리가 400∼500㎞ 정도인 것으로 미뤄 스커드급이거나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를 줄여서 발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4월 5일 장거리 로켓 발사와 5월 25일 핵실험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가시화하고 있고 남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가입 등 으로 점점 고립되어 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카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소(KIDA)의 군사문제 전문가 김진모 박사는 “이번의 경우에는 성능개량을 위한 시험발사라기 보다는 한반도의 긴장 조성을 통해서
북한 측의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대륙간탄도탄(ICBM)발사에 대해서는 준비가 제대로 안되고 있어 중국측의 우려가 큰 점을 감안, 한반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스커드급 미사일을 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 바로 전날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점점 강경해지고 있는 오바마 정부에 대한 시위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려 7발이나 연속해서 쏜 것은 미사일 위협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처럼 자신들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반대급부를 희망해왔지만 갈수록 불리한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는 것이다.

미 행정부는 북한의 이런 암묵적인 요구에도 오히려 핵과 미사일 등 무기수출에 대한 해상 봉쇄와 관련기업에 대한 금융제재를 통한 자금줄 차단을 강화하고 있는 데 이어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추가의 식량 지원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에도 3일 대북 추가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제3국에 대한 미사일 수출을 염두에 둔 ‘보여주기식’발사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사일 등 무기수출로 막대한 외화벌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지난 2일까지 지대함과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 지대지 미사일까지 발사함으로써 육·해·공을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을 모두 한 셈이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최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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