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지난달 29일 인천에서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5만원권 266장을 위조한 이모(28)씨가 검거된 데 이어 6일에는 경기도 안산의 한 지하상가에서 5만원권 위조지폐를 사용한 고등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23일 5만원권이 첫선을 보인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위·변조 사례가 잇따르자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높다.
국내 최고의 화폐 감식 전문가 서태석(66) 외환은행 금융기관영업부장은 7일 “위조지폐 제작 시도가 끊이지 않는 것은 고액 현찰을 선호하는 풍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찰을 선호하고 많이 사용하는 상황에서 지폐 위조는 빈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 부장은 “미국에선 10달러 정도만 현찰로 가지고 다니고 그 이상은 카드를 사용하는 게 보편적”이라며 “우리도 현금 선호를 자제하고 신용카드 사용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찰은 위조됐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진폐와 위폐를 구별할 수 있는 기본 상식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이나 안산에서 발견된 위조지폐는 컬러복사기로 복사했기 때문에 바탕색이 진폐와 다르고 원래 은색인 홀로그램이 검게 나타나는 등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가짜 돈’임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조잡한 수준이다.
5만원권 진폐는 앞면 왼쪽 부분을 불빛에 45도로 비췄을 때 신사임당 음화가 선명하게 보인다. 왼쪽 홀로그램에 새겨진 한반도 지도나 중간에 있는 안전띠를 불빛에 비췄을 때 나타나는 태극 문양도 진폐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뒷면 오른쪽 하단에 50000이란 숫자는 특수제작된 잉크를 사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5만원권 지폐에는 이런 식으로 숨어 있는 위조방지용 장치가 36가지를 넘는다. 서 부장은 “고액 현찰은 돈거래를 할 때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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