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전국적으로 폭우가 쏟아진 9일. 회사원 김모(49)씨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 6호선 증산역에 도착했다. 역사에 들어서는 순간 미끄럼방지용 빨간 카펫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는 우산 비닐 포장기가 설치돼 있었고 역사 관계자와 지하철 청소 용역업체 직원들이 나와 승객들이 우산에 비닐 씌우는 것을 도와줬다. 김씨는 “안그래도 혼잡한 출근시간에 비까지 내려 자칫 짜증이 날 수도 있었는데 역무원들의 작은 배려에 출근길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 포장지를 직접 나눠주는 등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편의를 베풀고 있다. 철도공사는 지난해 4월부터 시내 전 역사 142곳에 우산포장기 1∼2대씩 총 190여대를 설치했다.
또 역사 관계자와 용역업체 직원들이 나와 비닐을 씌우지 못하는 승객들을 도와주고 쓰고 버려진 비닐을 정리한다. 젖은 우산 때문에 전동차 바닥에 물이 고이거나 다른 승객의 옷을 적셔 혼잡을 가중시킨다는 승객들의 불만이 많았지만 비닐 포장기를 설치한 이후 쏙 들어갔다.
7호선 중계역에서 만난 김유정(25·여)씨는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우산을 들고 지하철을 타면 옷도 젖고 불편했는데 비닐에 담아 들어가니 깔끔하고 가방에 넣어 다닐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8호선 천호역에서 강남역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임모(31)씨는 “작은 배려지만 서비스를 받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2호선 이대역, 구로디지털단지역, 신정네거리역 3곳에서만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우산 포장 비닐기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하루 450만명, 역당 평균 10만∼20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상황에서 수량을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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