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세대 교체를 예고한다. 상품, 서비스 거래가 활발해질수록 유로화 결제가 늘고, 국내 외환보유고에서도 달러 대신 유로화 비중도 커지기 때문이다. 원화의 국제적 위상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14일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안전통화로 달러화를 찾는 사람이 많아질 수 밖에 없지만 위기 이후 세대교체가 진행될 수 있다”며 “한·EU FTA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기축통화 다변화 흐름을 가속화하는 요인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EU 27개 회원국간 무역규모는 지난 5년 사이 36.2% 증가해 지난 6월 현재 71억4000만 달러에 육박했다. 따라서 선박 자동차를 중심으로 양 지역간 거래가 활발해지면 달러 대신 유로화를 결제통화로 채택하는 사례도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4년전 무역협회가 국내 730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관행적으로, 또는 해외 바이어들의 요구에 따라 달러를 결제통화를 쓰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87%에 달했다.
이르면 10년내 원화와 유로화간 직접거래시장도 생겨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상황정보부장은 “결제 수요가 늘면 원·달러 외에 원·유로간 직접시장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2006년 5월 국내에서 유로화 선물 거래가 시작됐지만 지금까지 거래량은 미미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개설된 유로화 선물시장을 통해 거래되는 유로화 선물 거래량은 이날 하룻 동안 6732계약으로 달러화(30만5355계약)에 비해 4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그나마 평소 일일 거래량은 100계약에도 못 미치지만 이달 선물상품 최종거래일인 20일을 앞두고 미결제 청산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체면치레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국제무역연구원 원종현 연구위원은 “달러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성은 물론 경제 전반의 안정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선 무역거래시 헤지수단도 늘고, 유로화 표시 차입이나 채권 발행 등 자원조달의 변화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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