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후보자 낙마] 靑 인사검증라인 불똥 튀나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 靑 인사검증라인 불똥 튀나

기사승인 2009-07-15 20:18:00


[쿠키 정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낙마함에 따라 개각과 청와대 인사 구도가 당초 예상과는 달라질 전망이다.
시기가 8월 중순쯤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도덕성이 새로운 인선 기준으로 부각됐다. 이와함께 천 후보자 검증과정에 큰 허점을 드러낸 청와대 인사·검증라인에 대한 문책론도 확산되고 있다.

◇원점에서 재검토=청와대는 15일 각종 개각설을 적극 차단하고 나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개각과 관련한 여러 언론보도에 대해 "맞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 개각과 비서실 인사에 대한 생각을 밝힌 적이 없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추측성 얘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 대통령이 개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천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인사 검증 체계를 다듬고, 새로운 인선기준에 맞는 인물들을 찾으면서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 검찰총장 인선도 시간이 걸릴 듯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같은 실수는 되풀이하면 안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현재 총리 및 내각, 수석·비서관, 후임 검찰총장 등 국정운영의 핵심 요직들이 대거 인선 대상에 올라있는 상태다. 이 대통령에게는 '강부자·고소영 내각'의 뼈아픈 경험이 있다. 원점에서 검토하는 한이 있더라도, 인선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선 기준 변화=이 대통령이 천 후보자 내정을 철회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이 최대 이유로 꼽혔다. 거짓말은 원칙을 어긴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간의 평판은 일을 잘하면 바뀔 수 있지만,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원칙적인 문제에는 엄격하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의 인사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자연스럽게 차기 인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부동산 투기, 부도덕한 행위 등이 발견될 경우 1차적인 배제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친정체제'보다는 '국민통합형'이 우선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말부터 강조해온 친(親)서민, 중도실용노선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최근 친서민 행보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긍정적이라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친서민 중도실용노선을 계속해 왔는데,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철학적 바탕이 핵심"이라며 "자신의 재산까지 다 내놓은 마당에 고위공직자들도 처신에서 모범이 돼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강조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능력보다 국민들의 정서에 부합되는 인사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靑 인사·검증라인 문책론 확산=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5일 의원총회에서 "이번 사태를 보면 전혀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 인사·검증 참모진의 전면 교체를 촉구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교체 동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은 "'강부자' '고소영' 논란을 야기해 위기를 자초했던 청와대 인사라인 담당자들이 이젠 스스로 책임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인사라인의 핵심인 김명식 인사비서관은 경북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TK(경북 청도)출신이다. 장석명 공직기강팀장은 서울시청 출신인 소위 S라인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인사와 검증을 TK와 S라인이 장악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는 인사·검증 라인 교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의 압력을 견딜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함께 인사비서관실과 민정2비서관실 공직기강팀을 통합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靑, "천 후보가 '문제없다'고 말해 믿었다"=천 후보자 인선 논란을 자초한 청와대 인사·검증라인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검증기능이 마비됐다"는 등의 비판은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검증라인에서 천 후보자의 고가 아파트 구입 자금 의혹에 대해선 사전에 미리 파악했다"면서 "그러나 천 후보자측에서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다. 자신있다'는 입장을 전달해와 그대로 믿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천 후보자 부인의 고가 면세품 구입은 몰랐던 것 같다"면서 "이젠 정말 어디까지 검증을 해야 할지 솔직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하윤해 기자
dynam@kmib.co.kr

▶뭔데 그래◀ 사랑이라는 이름의 구속…김연아 아이스쇼 파문, 어떻게 보십니까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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