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단∼따단’하는 시그널과 함께 매일 밤 10시면 우리 곁을 찾아오는 MBC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가 마흔 살이 됐다.
라디오말고는 즐길 거리가 없던 시절 야간자율학습에 지쳐 귀가하는 여고생에게, 짝사랑을 고백 못해 끙끙대는 남학생에게, 사랑을 외치고 싶어 몸이 달았던 연인에게 별밤은 친구요, 형제요, 갈증을 풀어주는 해방구였다.
불혹의 별밤이 특집방송을 시작한다. 특집방송은 추억의 코너와 옛 DJ들의 ‘홈커밍데이’로 꾸며진다. 17일 노래자랑 코너인 ‘별밤 뽐내기’에는 이 코너 가수왕 출신 이수영이 출연한다. 24일에는 SS501이 별밤의 최고 인기코너였던 ‘별밤 창작극장’무대를 꾸민다. 20일에는 최장수 별밤지기였던 이문세가, 22일에는 이적 이휘재 박광현 등의 역대 DJ들이 함께한다.
한 프로그램이 40년을 이어오다 보니 진기록도 쏟아졌다. 별밤을 거쳐 간 DJ는 총 22명(더블MC 1회). 1969년의 1대 오남열(MBC 아나운서)을 시작으로 차인태, 김기덕 등을 거쳐 현재 21대 DJ 박경림까지다. 이문세가 14대 별밤지기였던 84∼95년은 별밤의 전성기였다. 청취율은 20%가 넘었다. 이문세에겐 ‘밤의 문교부장관’이란 별명도 붙었다.
40년간 하루 평균 100여통의 사연을 받았다고 계산하면 받은 사연만도 150여만통에 달한다. 사연 한 통을 A4 한 장 정도로 볼 때, 이어붙이면 4050㎞에 이른다. 이는 서울과 부산을 50번 왕복하고 에베레스트산(8850m)을 44번 쌓을 수 있는 분량이다.
70년 3대 DJ 이종환이 도입해 39년간 함께해 온 시그널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간 별밤 시그널이 울려 퍼진 시간은 28348분 정도다. 컵라면 하나를 먹는데 10분이 걸린다고 하면 약 2830개를 먹을 수 있는 시간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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