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폭탄테러…9명사망·50여명 부상

인도네시아 폭탄테러…9명사망·50여명 부상

기사승인 2009-07-17 2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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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고급 호텔 두 곳에서 17일 연달아 폭탄 테러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한국인 1명을 포함, 50여명이 부상했다.

첫 폭발은 오전 7시45분(이하 현지시간) 매리어트호텔에서, 두 번째 폭발은 2분 후 리츠칼튼호텔에서 발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두 건물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으며 지하 통로로 연결돼 있다.

투숙객들이 아침식사를 하던 매리어트호텔 1층 커피숍은 완파돼 파편과 부서진 건물 조각, 핏자국으로 난장판이 됐다. 리츠칼튼호텔은 2층 창문이 부서지고 벽 일부가 무너져내렸다. 현지 경찰은 매리어트호텔 1층 커피숍 밑 지하 주차장과 리츠칼튼호텔 2층 내부에서 폭탄이 터진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인 사망자는 뉴질랜드인 1명, 부상자는 한국 미국 호주인 등 13명으로 확인됐다. 한국인 부상자는 문화행사차 현지를 방문 중인 도신우(본명 조인상) 모델협회장이다. 리츠칼튼호텔에는 이번 주말 인도네시아 올스타팀과 친선경기를 벌이는 영국 프로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머물 예정이었다.

자카르타 도심 번화가에 있는 두 호텔은 외국인들의 왕래가 가장 빈번한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테러가 지난해 11월 인도 뭄바이 테러처럼 외국인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밤방 헨라르소 다누리 경찰청장은 "2명의 자살폭탄 테러범이 범행을 감행했고 현재 공범들을 추적하고 있다"며 "과학수사팀이 현장에서 수거된 사체의 잔해에서 DNA를 추출해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테러를 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았으나 동남아시아 이슬람 테러 단체 제마 이슬라미야(JI)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알카에다와 연계해 활동하는 JI는 2002년 발리 나이트클럽 테러(202명 사망)와 2003년 매리어트호텔 테러(13명 사망)의 배후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테러 단체가 저지른 짓이 분명하지만 JI 소행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호텔 연쇄 폭발 직후 자카르타 북부 무아라 앙케 지구에서는 차량이 폭발, 두 명 이상이 숨졌다. 사건 직후 테러 공격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배터리 불량이 원인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테러 다발 국가로 악명 높았던 인도네시아는 유도요노 대통령 취임 후 지난 4년간 대형 테러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 8일 재선에 성공했다.

◇키워드=제마 이슬라미야(JI)

동남아시아를 무대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 조직. JI는 이슬람 공동체라는 뜻으로 1993년에 결성됐다. 1950∼60년대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 국가 건설을 위해 투쟁했던 '다룰(Darul) 이슬람'이라는 단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남부 지역을 아우르는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JI는 2002년 발리 폭탄 테러를 포함해 1999년 4월 이후 인도네시아에서만 50건이 넘는 폭탄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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