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중기대출 순항”―현장에선 “빠듯하다”

금감원 “중기대출 순항”―현장에선 “빠듯하다”

기사승인 2009-07-17 17:31:01
[쿠키 경제] 금융감독원이 올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보증지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한국은행이 소집한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도 “하반기 기업 자금사정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현장의 중소기업들의 입에선 여전히 “빠듯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A업체는 위기 이전 매출 250억원에 수출 비중이 35%였던 유망 중소업체였다. 그러나 엔화대출로 인한 충격에 이어 금융위기까지 겪으면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자금난에 시달렸다. 이 업체 재무 담당 임원은 17일 “올들어 당국 개입으로 (대출) 연장은 크게 어렵진 않지만 추가 대출은 거의 힘든 상황”이라며 “은행에서 확실한 담보나 보증서를 요구하고 있어 신용으로 추가대출은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도 “쌍용이나 GM대우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보면 우리는 그나마 직원 급여 주고 원·부자재 결제는 제때 할 수 있게 됐다”며 “추가 운전자금은 필요하지 않지만 만기 상환연장이 안된다거나 한도를 축소한다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금융위 집계에서도 드러난다. 수출기업과 녹색성장기업, 우수기술기업, 창업기업 등 4대 핵심분야의 신규보증 및 보증서 만기연장 규모는 16조7000억원으로 전체 보증지원(41조1000억원)의 41%를 차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중기대출 부실이 현실화되면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은 후 2분기를 맞았지만 생각보다 나빠지진 않았다”며 “그렇다고 중소기업에 돈을 더 풀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돈 흐름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부실위험을 은폐하기 위한 자금 동원 가능성은 차단하겠다는 설명이다.

금감원도 보증확대 등 한시적인 중소기업 금융지원조치를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는 한편 자금용도 확인 및 사후관리를 강화해 도덕적 해이도 방지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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