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과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두 업체는 미국의 이지스 전투체계와 한국의 건조기술을 결합한 이지스함을 건조해 수출하는 계획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록히드 마틴 고위관계자는 지난주 미국 필라델피아 전자부문본사를 방문한 한국 국방부 기자들에게 “꿈의 함정을 불리는 이지스함 수출을 위해 현대중공업과 지난해 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건조한 4000∼6000t급 선박에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이지스 체계의 핵심인 AN/SPY-1F 레이더를 장착한 중형 이지스함을 수출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인도에 이지스함 수출관계자가 파견돼 협의중”이라며 “인도 프로젝트는 현대중공업과 함께 추진하는 첫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중형 이지스함 10여척을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함은 혁신적인 사격통제시스템과 AN/SPY-1 위상배열레이더, 탄도탄요격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함정이다. 대공및 대수상, 대잠작전, 대지작전 등 전천후 임무를 수행하는 첨단해상전투시스템을 갖춘 구축함으로 전세계 해군들이 확보하려는 함정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 한국 등 5개국이 도입했으며 인도와 중동 일부 국가들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지스함은 1척당 가격이 높아 도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선박의 건조를 한국이 맡는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중형 이지스함의 경우 도입하려는 국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현재 운용중인 이지스함에 장착된 AN/SPY-1D 레이더보다 소형인 AN/SPY-1F를 최근 개발했으며, 이를 4000∼6000t급 함정에 장착한 중형이지스함을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SPY-1F레이더는 레이더 빔 출력과 탐지, 수색 가능 각도 등에서 SPY-1D레이더와 비슷하지만 미사일방어(MD)능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록히드 마틴은 현대중공업이 한국 최초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뛰어난 한국조선 기술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선박 개념설계에서 실제 건조까지 통상 65개월정도 걸리나 세종대왕함은 48개월만에 완성됐다”며 “세계에서 이런 기술을 갖춘 곳은 한국밖에 없으며 미국 이지스함에는 없는 기능까지 갖추는 등 독창적인 한국의 선박건조 기술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펜실베니아=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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