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개성공단 … 상반기 남북 교역량 지난해 73% 수준

위기의 개성공단 … 상반기 남북 교역량 지난해 73% 수준

기사승인 2009-07-21 18:16:00

[쿠키 경제] 일자리 나누기에 이어 구조조정 논의가 한창인 남측과 달리 북한 개성공단은 조용하기만 하다. 지난달 초 모피가공업체 스킨넷의 철수로 불거졌던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생산라인 축소나 부분휴업 논의도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외견상으론 무풍지대이지만 현지 업체들은 2003년 개설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고 입을 모았다.

의류업체인 A사 관계자는 21일 “생산은 정상적으로 하고 있지만 고민이 많다”며 “과정은 힘들겠지만 결국 남·북이 정상화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어떤 경영상의 조치도 못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품생산업체인 B사도 “건설 등 상시적인 일거리가 없는 곳은 돌아가며 쉬기도 하지만 입주기업 입장에서 감원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라며 “북한의 특성상 노동시장 탄력성이 없어 일단 관리위원회에 배정인력을 반납하면 다시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입주업체의 설명처럼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 인원은 남북관계 경색 이후에도 증가세를 거듭해왔다. 현대아산 직원 억류사태 이전인 지난 2월 3만8323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63%나 늘었던 북한 근로자 수는 북측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인 5월에도 3만9238명으로 같은기간 36%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 지표를 통해 현지업체들의 경영난을 짐작할 수 있다. 개성공단의 유일한 편의점인 훼미리마트의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올들어 1월과 2월 지난해 매출 수준을 유지하던 훼미리마트는 3월 11.4% 감소를 시작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 지난달에는 전년보다 매출이 38.2%나 줄었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지난 3월 현대아산 직원의 억류시점을 전후해 주고객인 남측 근로자수 자체가 줄어든데다 방문도 눈에 띄게 뜸해졌다”며 “경제위기보다는 남북관계가 회복돼야 매출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관세청도 올 1∼6월 남북교역 규모가 6억4985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3.4%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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