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아저씨’ 김PD의 막강한 동원력

‘쌀집아저씨’ 김PD의 막강한 동원력

기사승인 2009-07-22 18:16:01

[쿠키 문화]‘쌀집 아저씨’로 유명한 MBC 김영희 PD가 교보문고와 손을 잡고 ‘아프리카 우물파기’ 캠페인에 나섰다.

최근 출간한 자신의 저서 ‘헉(Hug)! 아프리카’의 판매분에 해당하는 저자 인세 전액과, 그에 해당하는 판매 수익금(교보문고 부담)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기탁해 아프리카 사람들의 마실 물을 위한 우물 파기사업에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독자들이 책을 많이 읽을수록 아프리카 우물파기에 모이는 수익금이 점점 더 커지는 방식.

이를 위해 양측은 21일 오후 CGV 압구정 1관에서 캠페인 선포식을 가졌다. 김 PD와 교보문고 김성룡 대표, 사랑의열매 박을종 사무총장이 나와 협약서에 서명을 했다. 선포식은 1부 협약식과, 2부 나눔의 시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특히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김국진, 김제동, 박경림, 이경실, 이윤석, 지상렬 등 대한민국 예능계를 대표하는 MC들이 대거 집결해 눈길을 끌었다. 연말 방송대상 같은 행사가 아니면 한 자리에 모이는 모습을 보기가 거의 불가능한 예능 스타들인데, 김 PD와의 인연 및 ‘의리’가 구심력으로 작용했다. 유재석 이 1부 사회를, 김재동이 2부 사회를 맡았으며 다른 연예인들은 책 속의 몇 구절을 낭독하기도 했다. 선포식이 끝난 뒤 김 PD는 독자들을 상대로 사인회도 가졌다. 그의 책
‘헉(hug)! 아프리카’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느낌표’ 연출 4년째. 전국에 도서관을 짓고, 청소년들 0교시를 폐지하고, 외국인 이주노동자 관련법도 개정했다. 이 프로그램이 막대한 권력으로 부상할 즈음, 몸과 마음이 바닥을 쳤다. 내 자신에게 물었다. ‘얘야, 너는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말년에 어린 시종에게 던졌다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김 PD는 짐을 꾸렸다. ‘쌀집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국민적 인기를 누리던 그는 홀로 배낭을 메고 아프리카로 떠났다. 근데 하필 왜 아프리카지? 알 수 없는 이끌림. 일단 떠나보자! 그렇게 해서 김 PD는 케냐를 시작으로 우간다, 탄자니아, 짐바브웨, 보츠와나, 잠비아, 남아공, 모로코, 말리, 가나 등을 70여 일간 좌충우돌 헤매 다녔다. 길 위에서 그가 느낀 단상 또는 성찰.

“아프리카 사람들은 화를 내다가도, 누워 있다가도,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있다가도 손만 흔들어주면 좋아한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답례한다. 친절한 아프리카 사람들!”

“인구가 겨우 200만 명인 보츠와나는 세계 제일의 다이아몬드 생산국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가난하다. 이들이 캐내는 것은 원석일 뿐이고 부가가치를 올리는 가공과 판매는 영국 등 선진국들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변을 토하고 있는 보츠와나의 젊은이들을 쳐다본다.”

“미스코리아 연출 경력 두 번의 PD가 직접 체험한 결과, 세계 제일의 미인은 우간다 여인들이다.”

“콜라를 마시며 말리 시내를 걸었다. 상상할 수조차 없는 참담한 모습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심한 자괴감으로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정신을 차려보니 한 소년이 졸졸 따라오고 있다. 그의 시선은 콜라병에 머문다. 이거 때문이냐고 병을 내미니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숙인다. 그렇다! 내가 다 마실 때까지 따라오다가 다 마시고 나면 빈 병을 가져가려는 것이다. 아, 이럴 수가!”

여행이 끝나가는 날, 김 PD는 가나 쿠마시의 노천 시장에서 꿈틀거리고 펄떡거리는 원초적 생명을 느끼고 자신을 아프리카로 이끈 무의식의 정체를 깨닫는다. 이 경쾌하면서도 진지한 여행기를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게
‘헉(hug)! 아프리카’다. 직접 찍고 그린 사진과 삽화들도 예사 솜씨가 아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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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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