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의 20대 후반∼30대 초반 남성들은 괴롭다. 취업난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창 일할 시기에 구직 이력서를 쓰느라 시간을 허송하는 이들이 많다. 2000년만 해도 서울에서 남성 취업자가 가장 많은 연령층은 25∼34세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35∼44세에 밀려났다.
23일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이 발표한 'e-서울통계(남성편)'에 따르면 서울의 25∼34세 남성 취업자 비중은 2000년 32.6%에서 2008년 25.4%로 크게 줄었다. 이 중 25∼29세의 취업자 비중은 16.3%에서 11.7%로 감소폭이 특히 컸다. 30∼34세는 16.3%에서 13.7%로 감소했다.
25∼34세 남성 취업자가 줄면서 경제활동의 주축은 자연스럽게 35∼44세로 이동했다. 35∼44세 남성 취업자 비중은 2000년 28.3%에서 2008년 28.7%로 소폭 올랐다. 그러나 25∼34세 남성 취업자가 워낙 급감한 탓에 경제활동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45∼54세 취업자 비중은 19.7%에서 25.1%로 늘었다.
서울 남성의 취업연령이 낮아지면서 경제활동참가율도 2000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2002년 75.3%로 고점을 찍은 후 점점 줄어들어 지난해 73.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결혼을 미루는 25∼34세 남성들이 크게 늘고 있다.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5∼34세 남성 68.0%가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34세 남성 절반(49.4%)이 미혼으로, 1995년(24.4%)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20년 후에는 전체 남성인구가 줄면서 경제활동의 주축을 이루는 25∼54세 서울 남성의 수가 절반도 안될 전망이다. 25∼54세 서울 남성은 2009년 현재 498만명(53.1%)이지만 2029년에는 454만여명(43.8%)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시가 서울 남성 2만3000명에게 부모 부양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2002년에 비해 20.8%포인트 줄어든 6.9%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또 외모 때문에 성형수술을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20대 남성 33.4%가 '할 수 있다'고 답해 전년도보다 9.2%포인트 높아졌고, '할 수 없다'는 응답은 31.7%로 14.7%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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