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쿨’ ‘룰라’ ‘노이즈’ 등 90년대 잘 나가던 그룹들이 복귀, 가요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이다.
가수 수명이 채 3년도 안 되는 가요계 현실에서 이들의 복귀는 ‘삼촌 이모들의 컴백’으로 불리며 추억을 일깨우지만 딱 거기까지인 경우가 많아 ‘삼촌 이모’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들의 노래가 화려한 댄스와 트렌디한 음악에 익숙한 신세대들을 만족하게 하기에는 2% 부족하다는 게 관전평.
90년대 댄스그룹의 복귀 신호탄을 날린 것은 쿨의 가요계 컴백이었다. 쿨은 지난해 여름 해체 3년 만에 10.5집을 선보였고 올해는 ‘보고보고’를 타이틀곡으로 11집을 내놨다. 쿨은 다음달 30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대규모 콘서트도 가질 예정이다.
‘너에게 원한 건’ 등의 노래로 사랑받았던 노이즈도 지난달 말 ‘사랑만사’를 타이틀곡으로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다. 98년 6집 앨범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원년 멤버 4명 중 2명이 참여하고 새로운 멤버 한 명이 합류해 3인조로 진용을 바꿨다.
컴백 붐의 정점은 룰라가 찍었다. 전성기 시절 멤버인 이상민 김지현 채리나 고영욱이 다시 뭉쳐 지난 26일 SBS ‘인기가요’를 통해 컴백 무대를 가졌다. 10년 만에 낸 9집 앨범 타이틀곡은 언타이틀의 유건형이 작곡한 ‘고잉고잉’이다.
문제는 세 그룹이 모두 90년대 자신들의 음악 스타일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잉고잉’은 경쾌한 하우스 리듬과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노래지만 전성기 때 곡들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소녀시대, 빅뱅, 2NE1, 2PM 등 아이돌 그룹의 세련된 노래에 길들여진 신세대에게는 이들의 노래가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29일 도시락 사이트 ‘오늘의 인기차트’에서 쿨의 ‘보고보고’는 20위, 룰라의 ‘고잉고잉’은 57위를 기록했으며 노이즈의 ‘사랑만사’는 100위권 안에 진입하지도 못했다. 28일 멜론 일간차트에서는 쿨이 24위, 룰라는 28위를 기록했고 노이즈는 5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음반판매도 약세다. 음반판매 순위 사이트인 한터의 일일차트에 따르면 쿨의 음반이 14위를 기록, 유일하게 20위 안에 들었을 뿐 다른 두 그룹의 앨범은 찾아볼 수 없다.
한 가요 제작자는 “90년대 그룹들의 부활은 가요계의 폭과 깊이를 위해서 상당히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 자신들의 음악 스타일과 트렌드를 조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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