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30일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런 내용의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새 대출제도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은 졸업 후 취업해서 일정 소득이 생기면 최장 25년 동안 원리금을 내도록 했다. 상환 중간에 실직 등으로 소득 능력을 상실하면 상환도 자동 중단된다. 재학 중 이자 납부도 취업 이후로 유예된다.
수혜 대상은 기초수급자 및 소득 1∼7분위(연간 가구소득 인정액 4839만원 이하)에 속하는 가정의 대학생으로 평균 성적이 C학점 이상으로 정해졌다. 고소득층인 8∼10분위 가정은 재학 중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즉시 매달 이자를 납부하고, 졸업 직후부터 원리금을 상환하는 기존의 대출 방식을 적용받는다(표 참조).
새 대출제도는 또 현행 대학 4년간 최대 4000만원까지인 1인당 대출 한도액을 없애 등록금 전액과 연간 생활비 2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게 했다. 생활비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무상으로, 소득 1∼7분위는 소득에 따라 무이자 또는 정상 대출 방식으로 지원된다. 새 대출제도는 올해 입학시험을 치르는 2010년 대학 신입생부터 적용되며 현 재학생은 이전 대출제도와 새 대출제도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동안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들은 대출 즉시 매월 이자를 내야 했다. 졸업 후 소득이 없더라도 무조건 원리금을 갚아야 했다. 이에 따라 최근 취업난 등 경제불황 속에 가계 부담이 크고 신용 불량자가 속출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6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해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된 졸업자는 2006년 670명에서 2007년 3726명, 올해 6월 현재 1만3804명으로 급증했다.
교과부는 다만 취업을 했지만 돈을 갚지 않기 위해 불성실한 신고를 하는 등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막기 위해 일정기간 상환하지 않으면 소득뿐 아니라 재산도 조사해 상환액을 재산정하고, 대졸 전업 주부는 가계소득을 기준으로 상환액을 산정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기로 했다. 재원 조달 방법과 원리금 상환 기준 소득, 상환율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9월 말 세부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상암동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열린 교육정책 간담회에서 “서민가정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사회에 진출하고 가난을 끊어야 한다”면서 “등록금 부담을 해결하느라 학업경쟁에서 불리했던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 공부할 시간을 더 주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제도의 취지”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전웅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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