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적인 상승장…“지금은 참아라”

유혹적인 상승장…“지금은 참아라”

기사승인 2009-07-31 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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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코스피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하며 11개월 만에 155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도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해 8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31일 증시는 고용지표 및 기업실적 개선으로 뉴욕 증시가 상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힘을 받았다. 13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이어 온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에만 5755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7월 한달 외국인 순매수액은 5조9395억원에 달해 월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흔치 않은 강세장이다. 향후 전망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외국인의 '사자'세는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글로벌 증시의 불안요소였던 '출구전략'도 당분간 늦춰질 전망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신규 투자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의견이 많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일반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야 하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참으시라"고 답했다. 이미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추세를 즐길만 하지만, 신규 투자를 하기에는 지수 추가 상승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성에 비해 급등으로 인한 부담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이어지더라도 단기 위험 요소들이 여전히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큰 호재인 외국인 순매수세는 역으로 가장 큰 불안 요소일 수 있다. 차익실현 중인 개인과 펀드 환매 때문에 매수 여력이 떨어진 기관 사이에서 '사는' 주체는 외국인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설 경우 증시는 단기 조정을 피하기 어렵다.

지수 상승이 개별 종목 상승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주의할 부분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은 당분간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 변동성을 보여주는 VKOSPI(변동성지수)가 상승한 것도 미묘한 균열조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VKOSPI지수는 코스피 지수 랠리가 시작된 이달 13일 이후 계속 하락하다가 지난 21일 이후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장이 상승 추세를 타기 시작하면 지금처럼 예상보다 더 오르곤 하지만 한번 내려가기 시작하면 이 역시 예측치보다 더 떨어지기 마련"이라면서 "주가급등에는 반드시 상한선을 두고 그 이상은 포기할 수 있다는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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