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버트 박사 손자 “할아버지 살았다면 한반도 통일 위해 헌신하실 분”

헐버트 박사 손자 “할아버지 살았다면 한반도 통일 위해 헌신하실 분”

기사승인 2009-08-05 17:29:01
[쿠키 사회] “한국이 전 세계의 가장 힘있는 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발전한 모습을 할아버지께서 보셨으면 매우 자랑스러워하셨을 것입니다”

5일 서울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묘지 내 선교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호머 헐버트(1863∼1949)박사 서거 60주년 추모식에 참석한 손자 브루스 헐버트(70)씨는 “할아버지께서 한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듯이 지금 살아계신다면 당연히 한반도 통일을 위해 헌신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헐버트 박사는 23세때인 1886년 한국에 건너와 왕립 영어학교인 육영공원 교사이자 고종황제의 외교·교육 보좌관으로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며 대한제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평소 한국땅에 묻히고 싶다던 그의 소망에 따라 1949년 양화진 외인묘지에 묻혔다. 정부는 1950년 고 헐버트 박사에게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손자 헐버트씨는 자신이 10세때인 1949년에 할아버지가 서거해 그에 대한 기억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는 할아버지 인생의 중심은 한국이었다는 사실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할아버지는 한국 독립운동을
말씀해주시면서 한국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씀하셨다”며
“한평생 한국의 독립을 위해 살았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4세때인 1942년 미국 뉴욕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일본규탄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와 함께 산책나가는 것이 좋았을 뿐이었는데 성인이 돼서야 그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행사였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는 할아버지가 세운 서울 본동 노량진 교회를 다녀왔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1906년에 세운 교회로 알고 있는데, 주일마다 200∼300명이 예배를 볼 정도로 정말 크고 아름답게 발전한 모습을 보고 무척 자랑스러웠어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할아버지를 기억하며 인사를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헐버트씨는 할아버지의 건국훈장 독립장과 그간 소장하고 있던 최초의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 헐버트 박사가 한국에서 사용했던 은촛대, 가족사진 등을 공개하고 이날 추모식을 주관한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측에 기증했다.

한편 서울 마포구는 6일 오후 3시 구청 회의실에서 브루스 헐버트(70)씨 부부에게 명예구민증을 수여한다. 헐버트씨는 “한국인들이 할아버지에 대해 많은 경의를 표해 영광스러울 따름”이라며 “이런 따뜻한 마음 때문에 할아버지가 평생 한국을 잊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헐버트씨는 8일 귀국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백민정 기자
hschoi@kmib.co.kr
최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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