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19세기 한글 번역본 공개

동의보감 19세기 한글 번역본 공개

기사승인 2009-08-06 19:00:01
[쿠키 문화]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의 한글본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중연 장서각에서 소장하고 있는 동의보감 한글필사본을 공개했다.

한중연이 소장한 자료는 동의보감 ‘내경편(內景篇)’의 1권, 3권, 5권 등 총 세 권이다. 사용된 종이의 상태나 어휘 특징 등을 볼 때 19세기 중엽에 언해(諺解)하고 필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흘림체의 전형적인 궁체로 써진 점으로 미뤄 궁중의 여성에 의해 필사된 것으로 보이는데, 까다로운 한문을 한글로 옮기는 언해 작업을 궁녀가 담당할 수는 없어 한문에 능통한 내의원 의관 등 남성이 번역했을 것이라는 게 한중연 분석이다.

한글본은 세 권만 존재하지만 제1 권의 앞에는 전체 목차가 수록돼 있어 당초 한문본 전체를 한글로 옮기려다 사정이 생겨 중도에 중단한 것으로 한중연은 보고 있다. 동의보감 완질본은 총 25권이다. 한중연은 “장서각 소장본은 한글본으로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라며 “이 책은 창덕궁 낙선재 한글자료 목록에도 포함돼 있어 왕실 여성들이 궁중에서 동의보감을 적극 활용했음을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한글본은 학계에서는 그 존재가 이미 몇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일반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에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계기로 관심이 쏠리자 한중연에서 언론에 공개하게 된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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