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잘해보자”…쌍용차 노사 타결에 노노갈등 해소 목소리

“이젠 잘해보자”…쌍용차 노사 타결에 노노갈등 해소 목소리

기사승인 2009-08-06 17:48:01
[쿠키 사회] 쌍용차 노사가 마지막 협상에서 극적 타결을 이뤘지만 노조원 가족들은 평택공장 쪽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사측 직원들에게 밀려나 수백m 떨어진 대로 변에서 아무도 나와 있지 않은 도장2공장 옥상을 바라보며 애만 태울 뿐이었다. 방송을 볼 수 있는 휴대전화로 뉴스 채널을 맞춰놓고 귀를 기울이는 사람도 있었다. ‘노사’나 ‘협상’이란 단어가 들릴 때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노조원 아내 김모(49)씨는 “그동안 너무 속을 태웠다. 한 달 전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얼굴을 부빈 게 마지막 만남이었는데…. 부디 무사히 걸어나오는 남편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모(36)씨는 계속 휴대전화로 남편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굴렀다. 그는 “사흘째 연락이 안된다”며 안타까워했다.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은 남편이 어느 경찰서로 호송돼 조사받을지 알아보느라 분주했다.

사측 직원들은 타결 소식이 들리자 환호성을 질렀다. 박수를 치며 “잘해보자”고 외치는 응원이 들리기도 했다. 전날까지 마스크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지금은 편안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손에는 쇠파이프나 각목 대신 빗자루가 들려져 있었다. 직원들은 인도에 펼친 돗자리 위에 모여 앉아 협상 결과와 생산 재개 시기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동안 적대시하던 취재진에게 “이봐 기자 양반, 뭔가 새롭게 나온 게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극심했던 노·노 갈등을 이젠 풀자는 목소리도 들렸다. 파주영업소 신동기(55) 소장은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기 때문에 노조원들과 사측 직원 사이에 갈등이 더욱 심했다”고 했다. 안산단원영업소 임정식(59) 소장은 “사태가 끝나면 모두 합심해서 옛날보다 더 좋은 명품차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의 앙금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창원공장에서 올라왔다는 김모(40)씨는 “노조원들이 나오더라도 예전처럼 받아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저 사람들 때문에 지난 2월 이후로 월급도 못 받아 여러 직원의 가족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20여년간 쌍용차에서 일했다는 양모(46)씨는 “노조가 정리해고를 수용하겠다고 한 건 잘한 결정”이라면서도 “강성 노조원을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평택=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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