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친박측 모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특사 파견은 국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며, 정치적 해석은 하지 않겠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친박측 의원들도 “정치적 의미는 없다. 항상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박 전 대표의 일관된 행동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기가 미묘하다. 8월말쯤으로 예상되는 개각 시기와 특사방문 시기가 겹친다. 청와대는 이번 개각에서 친박측 김무성 최경환 의원 등의 입각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특사 방문이 고질적인 친이·친박간 갈등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더라도, 분위기 전환의 의미는 있다는 전망들이 나온다.
박 전 대표의 특사 방문은 이번이 두번째다. 박 전 대표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1월 16일 당선인 신분이던 이 대통령의 요청으로 3박4일간 중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18대 총선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사이가 틀어졌고, 이후 지속적으로 관계가 악화돼 왔다. 친박측 한 의원은 “중국 특사 다녀온 다음에 총선 공천이 어떻게 됐는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특사 파견 보다는 이후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이나 박 전 대표 모두 갈등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측면도 있다. 이 대통령에게는 ‘1년 반 동안 당내 친박 세력도 끌어안지 못하느냐’는 비판이, 박 전 대표에게는 ‘너무 오랫동안 방관자로 지낸다’는 지적이 쏟아져왔다.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셈이다. 때문에 청와대나 친박측 모두 ‘일괄 타결’ 방식보다는 특사-개각 논의-10월 재·보선 협조 등 점진적인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특사 수행단에 포함된 친이계 핵심인 안경률 전 사무총장과 박 전 대표의 최측근 유정복 의원의 역할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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