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오전 10시30분쯤 곧바로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누워있는 9층 병실 대신 이희호 여사 등이 있는 병원 20층 접견실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이희호 여사를 만나 “저는 기도부터 먼저 하겠습니다. 기도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며 1분간 기도했다. 이 여사도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나님에 의지하는 수밖에 다른 당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의료진에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고, 박창일 병원장이 “매번 고비고비마다 (김 전 대통령이) 잘 이겨내시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은) 워낙 집념이 강하시니까…”라며 쾌유를 희망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국가적 원로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일어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그런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김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저는 시장이 돼서 국무회의에 처음 갔더니 김 전 대통령께서 (저에 대한) 소개를 어떻게나 잘해 주시는지, 제가 기억합니다. 청계천 정말 하느냐고 하셨는데, 제가 된다고 하면서 꼭 와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 (김 전 대통령이) 자동차를 타고 다 둘러보셨다고 하시더군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쉬십시오. 건강도 챙기셔야 기도도 할 수 있다”고 이 여사의 건강을 당부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 대통령에게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서 어제 오늘 (병세가) 좋아지셨다”며 “맹형규 정무수석과 오전, 오후 한번씩 연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5분간 환담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며 “깨어나시면 (왔었다고) 전해달라. 깨어나시면 다시 한 번 오겠다”고 인사했고, 이 여사는 “김윤옥 여사에게도 안부를 전해달라”고 인사했다. 박 의원은 “엘레베이터에서 이 대통령이 나에게 '중책(정책위의장)을 맡으셨다. 열심히 해달라'고 했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좀 부드럽게 정책을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지난 주말 병문안을 검토했으나,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병문안을 연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국무회의 직후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호전됐다는 보고를 듣고 “그렇다면 내가 직접 가보는 게 도리”라며 방문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민족화해에 큰 발자취를 남긴 나라의 지도자”라며 “그런 점에서 문병하고 쾌유를 비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병원 방문에는 최시중 위원장, 김인종 경호처장,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이 수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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