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유씨 부모 “따뜻한 밥 먹이고 싶습니다”

석방 유씨 부모 “따뜻한 밥 먹이고 싶습니다”

기사승인 2009-08-13 20:43:00


[쿠키 사회] "5개월 가까이 잠 한숨 제대로 못잤습니다. 하루빨리 만나 따뜻한 밥 한그릇 해먹이고 싶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유성진씨의 석방이 13일 확정되자 소식을 전해 유씨의 부모는 기쁨에 겨워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

30평 남짓한 시골집 마루에 앉아 아들을 기다리던 유씨의 아버지 응용(75·농업)씨는 귀가 먹어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아들의 석방소식에 연신 "고맙습니다"를 반복했다. 아버지는 발음도 불분명하다.

유씨의 어머니 유정리(69)씨는 "아들이 객지에서 고생만 하는데 밥 한그릇 제대로 못해줬다"며 "이제 살아돌아왔으니 맛있는 거 실컷 해 줄 것"이라고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유씨의 고향인 경남 고성군 거류면 가려리 덕촌마을은 이날 저녁 유씨의 무사귀환 소식을 접하고 마을회관에서 주민 10여명이 모여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 곳은 87가구가 서로 도우며 농사를 짓고 있는 전형적 농촌마을이다. 유씨의 부모가 모두 중풍에 걸려 몸이 불편한만큼 마을 주민들은 자신의 일처럼 유씨의 귀환을 걱정해왔다.

부산 근교에서 교회 목사로 봉직하고 있는 유씨의 동생도 "형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아무일없이 무사 귀환할수 있도록 밤낮으로 기도해왔다"며 "모든 것이 국민들의 관심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마을 이장 백남경씨는 "유씨가 어릴때부터 성장하는 것을 봐왔다"며 "유씨가 무사 귀환해서 이번 추석명절을 고향에서 지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유씨는 열관리 기사 등 자격증을 취득한 뒤 현대아산에 입사해 북한 개성공단에서 근무해 오다 지난 3월 30일 북한체제를 비난하고 북한근로여성의 탈북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북측에 장기 억류됐다. 고성=국민일보 쿠키뉴스 글·사진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남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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