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왜 들썩이나

‘슬금슬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왜 들썩이나

기사승인 2009-08-16 17:31:01
[쿠키 경제] ‘물가는 낮아지는데 인플레이션 기대는 높아진다(?)’

국내외 물가지표의 하향 안정세와 달리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년 2개월만에 최저치인 1.6%(전년동월비)였다. 오는 18일 발표될 미국의 지난달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도 전달보다 0.1% 떨어질 전망이다. 유럽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오히려 물가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시장지표와 정반대다. 인플레이션 위험 도피처인 국제 금 시장의 현물 시세는 지난달 90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950달러선을 넘어섰다. 금 시장은 물가가 치솟고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시기를 앞두고 투자수요가 몰리는 곳이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도 물가연동채권(TIPS) 수익률도 일반국채(10년물)와의 격차가 1% 미만까지 좁혀졌다가 최근 2%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져 TIPS를 가지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16일 “각국의 재정지출로 돈이 많이 풀려 있는 상황에서 경기가 살아난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현상”이라며 “경기가 그만큼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이면서 물가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사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의 팽창은 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을 체감하고 있음을 뜻한다. 다만 풀려있는 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할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감은 경기회복에 앞서 물가를 급등시키는 불안 요인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최근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줄지 않았다(Market’s Inflation Concerns Fail to Ebb)’라는 시장 보고서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을 앞당겨 경기회복의 지속가능성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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