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나 붙었어. 꺅!”
오디션장에서 합격의 증표인 하얀 티셔츠를 들고나온 출연자들이 기쁨에 겨워 소리를 지르고 펄쩍펄쩍 뛴다. 최근 전국을 돌아다니며 오디션을 마친 스타발굴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K’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슈퍼스타K’는 연령, 지역, 계층에 상관없이 오직 실력으로 한 명의 우승자를 가리는 리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방송 4회만에 케이블TV ‘대박’ 시청률 4%를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오디션에는 전국적으로 72만명이 지원했고 4차 예선이 끝난 현재 127개팀이 남아있다.
최근 케이블TV에서는 이와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고도비만 판정을 받은 여성들이 참가해 체중감량에 도전하는 ‘다이어트 워’(스토리온)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번이 세번째 시리즈로 참가자 12명 가운데 매주 감량분이 가장 적은 참가자들이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감량을 위해 철저한 다이어트 식단을 지키고, 혹독한 트레이닝을 견뎌야 한다. 고된 감량과정 뿐 아니라 비만으로 인해 겪게 된 불편함, 수치심 등을 드러내놓기 쉽지 않지만 이 프로그램에는 1000명이 지원했다. 시청률 역시 2.5%대를 유지하고 있다.
12명의 도전자가 신문기자가 되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QTV의 ‘열혈기자’도 인기다. 온스타일도 디자이너를 뽑는 ‘프로젝트 런어웨이 1’의 인기에 힘입어 올 가을에는 ‘프로젝트 런어웨이 2’를 방송할 예정이다.
인기스타 하나 없이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그야말로 독한 서바이벌 구조다. 참가자들은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카메라는 동료이자 적인 참가자들 사이의 질시, 반목, 협동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런 경쟁구도 가운데 스며들어 있는 참가들의 다양한 사연도 시청자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연예, 패션 등 일반인의 관심이 높은 분야나, 다이어트처럼 절박한 소재 선정도 시청자들을 끄는 요인이다.
하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인기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현재 인기를 얻고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전부 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포맷을 변형한 것들”이라면서 “한국인의 정서와 현실에 맞는 독창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사진=온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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