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은 국립 서울현충원 국가유공자 묘역 하단에
조성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으로부터는 350m,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에서는 100m정도 떨어진 곳으로 해발 45m지점이다. 서울현충원 정진태 원장은 20일 “김 전대통령의 유가족들이 직접 선택했다”며 “유가족들은 최대한 소박하고 검소하고 친환경적으로 조성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김 전대통령의 유가족은 이날 오전 일찍 서울현충원에 직접 와 고인이 쉴 장소를 찾았다.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에 비해 협소하다. 정 원장은 “장소가 마땅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했지만 유가족이 나무 몇그루 베어내면 되는 곳을 선택했다”며 “국립묘지설치법에 따라 봉분과 비석, 상석, 추모비 등을 포함 264㎡(80평)규모로 조성된다“고 말했다.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와 합장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은 주차장과 진입로, 계단 등을 합해 1650㎡(500평)이고 육영수 여사와 나란히 안장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은 3630㎡(1100평)이다. 육 여사는 국가유공자로 인정돼 따로 묘를 썼다.
국립묘지법에 따르면 국가원수 묘소 1기는 가로 16m, 세로 16.5m의 규모로 안지름 4.5m의 원형 봉분과 비석, 상석, 향로대, 추모비 등을 갖추도록 돼 있다. 원형 봉분은 2.7m 높이로 애석(화강암의 일종)을 소재로 한 12개의 판석으로 묘두름돌을 사용해 봉분을 지지하도록 하고 있다. 비석은 3.46m 높이로 전면에는 ‘제15대 대통령 김대중의 묘’라고 새겨지며 뒷면에는 출생일과 출생지, 사망일 및 사망지, 사망구분을, 좌측에는 가족사항, 우측에는 주요공적 및 경력을 새기게 된다.
비석 상부에는 국가원수를 상징하는 봉황무늬 조각이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올려지며 비석 자체는 오석(화산암의 일종)을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별세할 경우 김 전대통령과 합장할 수 있다. 1960년 별세해 경기도 용인 가족묘에 묻혀있는 김 전대통령의 전 부인 차용애씨의 유해 역시 이곳으로 옮겨져 합장할 수는 있다. 현충원 관계자는 “전 부인의 합장문제는 가족간에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충원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묘소 정비작업에 들어갔다. 21일에는 묘소의 틀을 갖추는 활개치기 작업을 끝내고, 22일에는 봉분조성과 진입로 개설, 임시제단 설치, 조경작업 등 장례일인 23일 오전까지 모든 작업을 끝낼 예정이다.
현재 국립 서울현충원은 포화상태다. 이때문에 지난 2004년 6월 국립대전현충원에 8위의 안장이 가능한 9653㎡(2925평)규모의 국가원수묘역이 조성됐다. 지난 2006년 서거한 최규하 전 대통령은 이곳에 안장됐다. 김 전 대통령의 서울현충원 안장으로 다른 대통령 서거시 동일한 대우를 요구할 경우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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