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만명 사망… 신종플루 가상 시나리오 ‘비난 봇물’

최대 2만명 사망… 신종플루 가상 시나리오 ‘비난 봇물’

기사승인 2009-08-27 2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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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가 올 가을 대유행할 경우 방역 대책을 세워도 국내에서 최대 2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27일 공개됐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작성한 엉성한 신종 플루 대유행 대비 시나리오다.

복지부는 보고서 내용이 보도되자 황급히 기자 브리핑을 열고 "가상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일 뿐 신종 플루 대책 자료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의 부실 행정이 국민들의 신종 플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다. ▶관련기사 5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지난 24일 복지부로부터 신종 플루 관련 자료를 받았다. 이 자료는 16일 첫 사망자가 나온 뒤 열린 관계부처 합동 회의에 제출하기 위해 만든 A4용지 4쪽짜리 보고서다. 표지에는 '신종 플루 가을철 대유행 대비 방안(8월16일 관계부처 회의자료)'라고 쓰여 있다.

보고서에는 신종 플루 대유행이 오면 적극적인 방역 대책으로 환자를 10만∼15만명, 사망자를 1만∼2만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방역 대책이 없으면 전체 인구의 20%가 감염되고 입원 환자는 20만명, 사망자는 2만∼4만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인구의 30%가 신종 플루에 걸리면 최대 27조6200억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든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이는 2006년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연구용역 과제 '신종 플루 대유행의 사회경제적 영향 추계 및 대응 방안'을 그대로 인용한 자료다. 당시 유행했던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대비, 방역 조치가 없을 경우를 가정해 만들어진 것이다.

복지부 이동욱 대변인은 자료가 공개된 뒤 "최 의원에게 제출한 시나리오는 관계부처 합동회의 자료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예상 환자 발생 수치나 사망자 규모는 영국 호주 등 외국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을 우리나라 인구에 적용, 단순 계산했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성이 매우 낮은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자료를 공개한 최 의원실에 전화를 걸어 "과장, 국장 검토 단계의 자료가 잘못 전달됐다"고 말했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복지부가 제출한 자료에는 적극적 방역 대책을 할 경우에도 사망자가 최대 2만명이라고 분명히 기재돼 있다"며 "복지부는 회의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보건 당국이 실제로 그렇게 예상하고 있는지, 이를 근거로 각종 대책을 마련한 것인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문수정 엄기영 기자
thursday@kmib.co.kr
문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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