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3번째 사망자 10년간 천식 앓아온 흡연자

신종플루 3번째 사망자 10년간 천식 앓아온 흡연자

기사승인 2009-08-27 23:52:00
[쿠키 사회] 27일 확인된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 3번째 사망자인 김모(67)씨는 10년 동안 천식을 앓아왔고 20년 동안 흡연을 한 신종 플루 고위험군이다. 65세 이상 만성질환자로 신종 플루가 합병증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조건을 모두 갖췄다.

김씨는 약 1개월 전부터 기침, 가래 등이 생겼으나 만성 천식환자이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증상이 나빠진 것은 지난 18일이다. 기침이 심해져 집 근처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김씨는 지난 24일 저녁부터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호흡 곤란이 나타나 평소 복용하던 약을 먹었다.

하지만 증상은 오히려 악화돼 다음날인 25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 측은 “당시 김씨는 호흡곤란 외에 폐렴, 저혈압, 급성신기능부전을 보여 기관삽관을 한 뒤 중환자실로 옮겼다”고 밝혔다. 중환자실에서 항생제, 승압제 등의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폐렴 증상이 나타난 김씨에게 신종 플루 검사를 실시했다.

김씨는 26일 신종 플루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돼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했다. 폐렴 환자의 경우 확진 판정이 나오기 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이 때는 이미 타미플루 투여 시점이 늦었다. 상태가 악화된 김씨는 다음날 오전 8시17분쯤 폐렴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숨졌다.

의료진은 “김씨가 신종 플루에 감염됐지만 폐렴이나 기타 증상들이 신종 플루 때문인 것으로 판정하기는 어렵다”며 “병원에 왔을 당시부터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이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천식 환자, 흡연자는 신종 플루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급성열성호흡기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한다. 김씨의 사망으로 합병증 발병 가능성이 높은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신종 플루에 취약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고위험군은 면역력이 강한 젊은층에 비해 감기가 폐렴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치명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타미플루가 천식 등 호흡기 질환자에게 효과가 없다는 점이 입증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씨는 폐렴으로 번진 다음 신종 플루 양성으로 확인, 타미플루를 투여했지만 이튿날 숨졌다. 타미플루 허가사항 정보에는 천식 환자 등 호흡기 질환자와 심장 질환자에 대해 유효성이 확립되지 않았고, 폐렴 등 주요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나와있다.

전병률 전염병대응센터장은 “환자의 그동안 병력과 진료 내용, 병원에 왔을 당시 상황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지금 상황만으로는 타미플루가 듣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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