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투기 촬영 전문작가 도쿠나가“독도 배경으로 한국 전투기 찍고 싶어요”

日 전투기 촬영 전문작가 도쿠나가“독도 배경으로 한국 전투기 찍고 싶어요”

기사승인 2009-08-31 19:15:00
[쿠키 사회] “우수한 고등훈련기 T50으로 재탄생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활동을 렌즈에 담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말 저녁 서울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항공촬영사진작가 도쿠나가 가쓰히코(53)씨를 만났다. 지난 1997년 당시 블랙이글스팀이 운영하던 A37의 곡예비행을 찍은 뒤 그는 2년에 한번 꼴로 한국을 방문해 사진을 찍는다. 이번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의뢰로 오는 10월 성남 서울공항에 열리는 ‘서울국제항공우주및 방위산업전시회2009(Seoul ADEX 2009)’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될 블랙이글스의 T50 비행 사진 자료를 위해 왔다.

도쿠나가는 전투기 기동 사진 분야에서는 전세계에서 따라갈 사람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투기 자체가 지닌 역동적인 에너지를 그만큼 훌륭하게 담아내는 작가가 없다는 것이다. 도쿠나가는 독특한 구도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보지 못한 새로운 개념의 사진을 선보인다. 지난 2005년 두바이 에어쇼를 위해 찍은 T50사진은 아름다운 해변에 우뚝 서있는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를 살짝 지나치는 사진이었다. 움직이는 전투기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완벽한 구도에 컴퓨터그래픽작품이라고 여길 정도였다. F15 저고도 시험비행시 고속기동으로 날개부분에 발생한 와류를 화면 가득이 담아내
전투기와 흰 포말이 어우러진 예술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국공군이 쓰고 있는 사진들 가운데 그의 작품이 적지 않다. 공군관계자는 “한국공군사진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놓은 사람이 도쿠나가”라고 귀뜸하기도 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그가 전투기나 훈련기를 탄 시간은 1379시간. 공군 소령급 조종사의 비행시간에 버금간다. 올해말이면 1400시간을 돌파할 것 같다고 한다. 그는 러시아제 SU-37을 제외한 전세계 전투기를 타봤다고 한다. 그가 계약을 맺고 일해온 나라는 26개국이 넘고 연평균 200일 이상 해외에 머문다. 작품집은 29권 출간했고 현재 30번째로 크로아티아 공군 전투기 화보집을 준비하고 있다. 체력도 조종사 수준이다. 전투기가 회전하거나 고속기동을 할 때 조종사가 견딜 수 있는 중력의 세기는 9G가 최고다. 그는 공군에 제출한 체력정보에는 7G라고 적었지만 사실상 9G를 견뎌낸다고 말했다.


도쿠나가는 유체공학을 공부하던 립본대학 2학년때인 1977년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이 좋았고 항공기가 좋았죠. 취미로 시작했는데 졸업도 하기전에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수많은 샷을 찍어도 버릴 것이 없는 그의 사진에 감탄한 이들의 초청과 계약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의 꿈 가운데 하나는 독도를 배경으로 한국 주력전투기 사진을 찍는 것. 지난 2002년 서산에서 3시간정도 비행해 독도인근에서 KF16 비행사진을 찍으려했지만 기상이 좋지않아 실패했다. 당시 그는 “제가 일본인이어서 독도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최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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