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백신 생산 현장 가보니

신종 플루 백신 생산 현장 가보니

기사승인 2009-09-02 18:20:01
[쿠키 사회] 국내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 백신 700만도스(dose·1회 접종 분량)의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1만2500㎡ 규모의 녹십자 화순공장은 24시간 가동 중이다. 백신 원액이 하나 만들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1일. 하루 13만7000개의 유정란에서 백신이 만들어지는 최종 공정이 끝날 때까지, 기계도 사람도 쉼 없이 움직인다.

신종 플루 백신 원액 생산의 기본 원료는 항생제를 맞지 않고 자란 청정 암탉의 유정란이다. 신종 플루 백신 생산을 위해 멸균 세척을 거친 유정란은 바이러스를 보다 잘 배양시키기 위해 열흘 동안 성숙시켜 사용한다.

성숙이 끝난 유정란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백신 생산이 진행된다. 우선 멸균실의 백신장비를 이용해 유정란 윗부분 안쪽의 난황과 껍질 사이에 신종 플루 바이러스를 접종한다. 접종은 정밀하게 고안된 기계 작업으로 이뤄진다. 미세한 바늘이 유정란 껍질을 깨면 그보다 더 작은 바늘을 통해 바이러스가 들어간다. 한 시간에 3만개씩, 하루 13만7000개의 유정란에 바이러스가 접종된다.

접종이 끝나면 3일 동안은 바이러스 증식을 최대화하기 위한 배양이 이뤄진다. 바이러스 증식을 마치면 자동세척기로 유정란의 윗부분을 잘라낸 뒤 바이러스를 추출해낸다.

바이러스를 뽑아내면 정제를 거쳐 원심분리기로 1차 농축작업을 진행한다. 이후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부피가 줄어든 바이러스액에서 순수 바이러스만 분리해낸다. 순수 바이러스는 그냥 사용할 경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화학공정을 통해 독을 제거하고 독성을 약화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러스 원액을 백신 1도스당 15㎍ 비율로 희석시킨다. 희석된 바이러스 원액을 멸균 포장하면 신종 플루 백신이 완료된다. 백신 생산에 이용된 유정란은 달걀 안쪽에 남아있을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100도로 가열된 기계로 분쇄된다.

이 모든 과정은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이뤄지지만 사람의 손길이 곳곳에 필요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멸균복을 갖춘 50명의 직원들이 불량품을 제거하고, 기계를 작동시키고, 바이러스 원액이 제대로 분리됐는지를 면밀히 살피는 일을 한다.

정진동 생산지원팀장은 2일 “신종 플루 백신 생산에만 전념하고 있는 50명의 직원이 거의 매일 야근을 하며 생산 시점을 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해외에서 공급 계약 요청이 있기도 했으나 국내 공급 물량을 맞추기 위해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화순=국민일보 쿠키뉴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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